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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매경 CEO특강] 강승하 롯데멤버스 대표 / 한양대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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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젊은이들이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하죠? 하지만 화산 폭발하듯 분출하는 그런 열정은 금방 굳어버려요. 용암 같은 그런 열정은 쓸모없습니다. 밖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안에서 끓으면서 자기를 움직일 '동인'이 필요해요."

지난달 30일 한양대에서 열린 '매경CEO특강'에서 강승하 롯데멤버스 대표는 "뜨겁기만 한 열정은 쓸모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사회인에게 필요한 열정은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드는 무모함이라기보다는 멈춰 서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는 의미다. 강 대표는 "내가 방법론을 만들거나 원칙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는 (조직에서 배우며)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롯데멤버스는 총회원 4000만명, 이용 회원이 2000만명에 달하는 롯데그룹 로열티 프로그램 '엘포인트' 사업을 담당한다. 한 해 포인트 취급액이 40조원, 거래량만 9500억원에 달한다.

강 대표는 롯데멤버스를 '빅데이터 B2B(기업 간) 컨설팅회사'로 설명하며 수익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러분이 첫 직장을 고를 때 이 회사가 무엇을 가지고 성장하는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반드시 알아봐야 합니다. 통신사든, 컨설팅사든, 제조사든 수익 모델이 있어야 30년 후에도 다닐 수 있는 곳인지 알 수 있죠."

강 대표의 경영철학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벤처는 적자가 나도 된다는 콘셉트는 어디에도 없다"며 "기업인의 본분은 회사를 망하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진 지금 취업준비생에게도 이 조언은 유효하다. 강 대표는 "30년 후에도 사라지지 않을 직장에서 커리어를 쌓아야 옮기더라도 근무 경험이 경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롯데멤버스는 해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요즘 뜨거운 화두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해외 온라인 사업에 접목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이제까지의 마케팅이 '상품이 싸고 좋다'고 강조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의 마케팅은 '당신과 비슷한 걸 사는 사람들은 이런 책을 본다'고 추천하는 아마존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멤버스를 설명하는 주 키워드 중 하나는 '사회적 가치 추구 비즈니스'다. 롯데멤버스는 12년째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다. 대신 롯데멤버스 회원은 적은 포인트로도 입장권을 살 수 있게 했다. 회원이 지불한 포인트는 다시 기부한다. 시각장애인용 읽을거리를 만들어 14개 맹아학교에 점자책을 제작해 공급하고, 소외계층 보육가정에 돌잔치를 지원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결식아동에게는 도시락 상품권을, 문화소외계층 청소년에게는 영화관람권을 지원하기도 한다.

강 대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목적이라면 선택할 직업은 많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회에 가치를 더하는 비즈니스인지를 꼼꼼히 따지라"고 했다. 이직이 흔해진 지금도 업종을 벗어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기업의 미션이 매출을 올리고 영업이익을 많이 내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미션"이라며 "사회적 기여를 만들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된다"고 했다.

롯데멤버스는 롯데그룹 내에서도 젊고 빠른 조직으로 통한다. 원칙을 지키면 방식은 자유로워도 된다는 강 대표의 소신이 반영된 대목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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