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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홍콩 최악의 대혼란… 中정부, 강경진압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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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째 격렬 시위… 도시 마비 상태 / 지하철·버스 운행 봉쇄 교통대란 / 은행 250곳 이상 문 열지도 못해 / 경찰·대학생들 충돌·대치 이어져 / 대학 수업 중단·초중고 임시 휴교 / 홍콩 경찰 수장에 강경파 임용해 / 특별경찰 ‘교도소 폭동 대응팀’ 투입 / 中 관영매체 “폭도들, 광기 향해 가”

세계일보

곳곳 전쟁터 방불 경찰의 실탄 발사 등에 격분한 시위대가 지하철·도로를 폐쇄하거나 대학 캠퍼스에서 시위를 벌여 홍콩 곳곳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내 시위를 이어가며 경찰과 격렬히 대치 중인 홍콩 중문대 학생이 13일 새벽 바리케이드에 불을 붙이기 위해 불화살을 쏘고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평일에도 사흘째 이어진 시위에 홍콩이 대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시가전을 방불케 하는 대치를 이어가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발생하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국제금융 허브로서의 위상도 무색하게 250곳 이상 은행 지점도 문을 열지 못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교도소 폭동 대응팀’을 투입하고, 강경파 인사를 경찰청장에 임명하는 등 강경진압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 중앙정부도 폭력시위를 비판하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시위대는 이른 아침부터 지하철 및 버스 운행 방해와 도로 봉쇄 등 대중교통 운행 방해에 나섰다.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로 시 중심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 봉쇄를 시도해 홍콩 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5개 노선 등 70개 버스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도시 곳곳에서는 지하철을 타지 못한 시민이 택시를 잡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고, 평소보다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해도 택시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SCMP는 전했다.

이날 홍콩 내 대부분의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으며, 영국계 국제학교를 비롯한 많은 초·중·고등학교도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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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중문대와 시립대 등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경찰과 대학생 간 대치가 이어졌다. 홍콩 중문대 내에서는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연습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경찰은 홍콩 중문대에 진입했다. 경찰 측은 “이곳에서 수백개의 화염병이 만들어지고 있다. 폭도들이 어디에 숨든지 찾아내어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80명 이상의 본토 출신 홍콩 중문대 학생은 이미 학교를 떠났다. 중문대는 남은 학기 수업을 중단키로 했고, 홍콩 과기대 등 일부 대학은 이번 학기를 인터넷 수업으로 대체키로 했다.

홍콩 정부는 폭력시위에 대한 강경 태세를 더욱 굳건히 했다. ‘교도소 폭동 대응팀’을 ‘특별경찰’로 편성해 홍콩 내 중요 시설물 경비를 맡도록 조치했다. 또 1000여명 퇴직 경찰을 다시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스티븐 로 경찰청장 후임으로 경찰 내 강경파로 알려진 크리스 탕(54) 차장을 임명키로 했다. 그는 범죄 대응에 있어 ‘강철 주먹’과 같은 강경대응을 견지하는 강경파 경찰 인사다.

중국 정부도 강경진압을 지지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전날 밤 성명에서 “홍콩 폭도들은 천지자연 이치로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한 처벌을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현재 (홍콩 시위 사태는) 광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시위대 수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폭력 수위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상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 표결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면서 “미국이 잘못된 방법을 이어간다면, 중국은 온 힘을 다해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사태를 놓고 미국 및 서방세계와 중국이 대치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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