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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홍콩이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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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실탄 사격 후폭풍…중문대학 캠퍼스 등 곳곳 ‘전쟁터’ 방불

교도소 폭동 진압부대 투입 예정…학생들 “끝까지 싸울 것” 성명



경향신문

불타는 캠퍼스 홍콩 시위대가 12일 홍콩중문대학교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도중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고 있다. 홍콩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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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13일 멈춰섰다. 시위 현장에서 추락한 홍콩과기대생이 지난 8일 사망하고, 11일 경찰의 실탄 사격으로 직업훈련학교에 다니는 21세 남성이 중상을 입으면서 이날 홍콩의 대학 캠퍼스 곳곳이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전쟁터로 변했다. 홍콩 정부는 교도소 폭동 대응팀으로 구성된 특별경찰을 편성하고, 경찰청장에 강경파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도일보, 명보 등 홍콩 언론을 종합하면 이날 침례대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벽돌 등 잡동사니를 던져 도로를 막았다. 진압 경찰이 최소 2명을 체포했다. 침례대 상공에는 헬기가 선회하며 경계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공대 근처 육교에서도 시위대가 나뭇가지, 벽돌 등을 던지고, 강의실에서 가져온 집기를 쌓는 등 교통 방해 시위에 나섰다.

특히 중문대는 이틀째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학생들은 전날 밤을 캠퍼스에서 보냈으며, 이날도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재키 소(蘇浚鋒) 중문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학교 승인 없이 경찰이 캠퍼스 내로 들어오는 것과 최루탄, 후추스프레이, 고무탄 등 통제용 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고등법원에 냈다. 중문대 학생들은 “실탄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희생을 치르더라도 끝까지 싸운다”는 성명을 냈다. 중문대는 이번 학기 남은 수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홍콩과기대와 침례대도 이번 학기 수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AFP통신은 대학 캠퍼스가 새로운 충돌의 장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날도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벌였다. 금융 중심인 센트럴 주요 도로가 대나무, 벽돌 등으로 막혀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증권거래소 진입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시내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벌어지면서 도시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홍콩 정부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홍콩 경찰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하루에만 최다 수준인 최루탄 1567발, 고무탄 1312발, 빈백건 380발을 쐈다고 발표했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반정부 시위로 한계에 도달한 경찰력 부담을 줄이기 위해 80여명의 진압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경찰’을 편성해 시위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특별경찰은 주로 교도소 폭동을 진압하는 부대로 구성될 예정이며,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관저 등 주요 장소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홍콩 경찰은 부족한 인력 충원을 위해 1000여명의 퇴직 경찰을 다시 채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홍콩 정부는 신임 경찰청장에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54)을 19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탕 차장은 시위에 대응하는 ‘타이드 라이더’ 작전을 이끌어 왔으며, 범죄 대응에 강경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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