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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황교안, 설익은 “보수통합”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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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안에선 친박·비박 갈등…밖에선 군소 보수신당 창당

원유철 “신뢰 없었다면 변혁과 소통 못해” 권성동 문자 반박

‘변혁 중심 통합’ 놓고 계파 간 이견…황교안·유승민 갈등도

경향신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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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시동을 건 보수통합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갈수록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원유철 의원의 통합추진단장 내정을 두고 이견이 속출하며 해묵은 계파 갈등이 재현되는 양상이다.

당 밖에선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유승민 대표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데 이어 군소 보수신당까지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황 대표가 당내 혼란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수통합 카드를 급하게 꺼내든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내부는 보수통합 논의가 시작되면서 연일 새로운 혼란상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황 대표가 통합추진단장으로 친박(근혜)계 원 의원을 내정한 뒤 벌어진 당내 논란은 계파전 조짐으로 확산되고 있다.

원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황 대표에게 자신을 비토하는 문자를 보낸 데 대해 13일 페이스북에 “제가 소통 과정에서 신뢰관계가 없었더라면 두 달 동안 물밑에서 유 대표의 변혁 측과 소통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친박계인 정우택 의원도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에서 “원 의원이 단장이 된 것을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라고 권 의원을 우회 비판했다.

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을 덮고, 넘어가자는 것이 통합 아니냐”며 원 의원 교체 의사가 없음을 못 박았다.

하지만 비박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복당파 한 의원은 “원 의원이 유승민 대표와 연결고리로 부적합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라며 “황 대표가 논의의 실효성보다 자기편을 택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통합에 대한 계파 간 견해차도 선명해지고 있다. 특히 황 대표가 변혁을 중심에 두고 통합을 추진하는 데 대해 친박계 불만이 커지는 기류다. 정우택 의원은 같은 회의에서 “유승민계를 영입하는 것이 보수대통합인 양 잘못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앞서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 “유승민 대표와 통합하면 당에 대혼란이 온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 외부에서도 변수가 속출하고 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가칭 ‘자유와 민주 4.0’의 연내 공식 출범을 목표로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이정훈 울산대 교수와 김상현 국대떡볶이 대표 등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한국당과 변혁 간 통합 논의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탄핵 문제를 두고 황 대표가 유 대표와 통화해 “탄핵을 덮고 가기로 했다”고 밝힌 데 대해 유 대표는 사실도 아니며 신뢰가 깨졌다는 반응을 내놨다.

‘원유철 논란’에 황 대표가 “변혁 측이 원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유 대표 측은 반박했다.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상황은 보수통합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보수통합을 두고 한국당 안팎에서 불협화음이 이는 것을 두고 황 대표의 성급한 통합 밀어붙이기 탓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가 당 쇄신은 건너뛴 채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헛발질 등을 수습하기 위해 무르익지도 않은 보수통합 카드를 꺼냈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발표했어야 했는데 조급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순봉·허남설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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