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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감비아, 22년 독재의 피·가해자 '진실' 증언 계속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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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반줄=AP/뉴시스】 10월31일 아프리카 감비아의 수도에서 전 미인대회 우승자인 파투 '투파' 잘루가 전 독재자 야히아 자메에게 강간당했다고 화해 위원회 앞에서 증언하고 있다. 2019.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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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줄(감비아)=AP/뉴시스】김재영 기자 =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지난 독재 정권의 잔학 행위가 육성으로 고발되고 고백되자 길 가던 사람들이 발을 멈추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는 광경이 날마다 새롭게 펼쳐졌다.

인구 200만이 조금 넘는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20년 넘게 많은 이들이 살인, 강간 및 구타를 견뎌야 했다. 3년 전 대통령선거에서 뜻밖에 패했던 독재자 야히아 자메는 도망가고 없다.

감비아는 올 초 벽두부터 가슴 아픈 피해의 증언이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전국 방송되고 있다. 이 나라의 '진실, 화해 및 배상 위원회(TRRC)'는 자메의 22년 통치 동안 저질러졌던 공포의 행위를 폭로하고 기록하기로 했다.

자메를 물리치고 어렵게 이웃나라 세네갈에서 취임했던 아다마 배로우 대통령은 과거의 잘못을 바르게 고치고 말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TRRC는 1994년 7월부터 2017년 1월까지 행해진 유린 행위를 공정하게 기록할 전권을 위임받았다.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들이 연대 순 혹은 주제 별로 공개 증언대에 섰다. 누가 처벌 받아야 되고 누가 특사되어야 하며 또 배상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 하는가를 위원회가 정해서 정부에 권고하게 된다. 정부는 독재자 자메의 재산을 매각해서 생긴 돈을 위원회 신탁기금에 넣고 있다.

목적은 "나라를 치유하고 그래서 하나의 국민으로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라민 시세 위원장은 강조했다.

자메를 기소하라는 위원회 권고가 예상되고 있지만 자메는 적도 기니에 숨어 있으며 감비아로 인도될 것 같지 않다.

증언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자들은 자메의 악명 높은 준군사 조직 하수인들로 '정글러'로 불리는 이들은 모두 자메의 명령에 따라 고문하고 살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국제 미인대회 우승자인 파투' 투파' 잘루가 위원회에 나와 자메에게 강간 당했다고 말해 국민들의 동정을 샀다. 박해를 피해 캐나다로 망명했던 잘루는 "어떤 역풍을 맞더라도 증언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야 다음 사람들이 입을 열 용기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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