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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왜 나만 갖고 그래" 분양가 상한제에 성수1가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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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 선정 기준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트리마제' 아파트.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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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전략정비구역' 내에서 1지구만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 포함

[더팩트|윤정원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 선정 기준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형국이다. 심지어 같은 생활권 안에서도 상한제 지정에 대해 온도차이가 크다. 대표적인 곳인 성동구 성수1동 성수1가다. 성수1가는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묶여 성수2동 성수2·3·4가와 동시에 개발이 진행 중임에도 지구 내에서 유일하게 상한제에 포함됐다.

지난 6일 국토교통부는 강남4구 22개동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4개동, 영등포구 1개동 등 서울 27개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강남구(8개동) 개포, 대치, 도곡, 삼성, 압구정, 역삼, 일원, 청담 △서초구(4개동) 잠원, 반포, 방배, 서초 △송파구(8개동) 잠실, 가락, 마천, 송파, 신천, 문정, 방이, 오금 △강동구(2개동) 길, 둔촌 △영등포구(1개동) 여의도 △마포구(1개동) 아현 △용산구(2개동) 한남, 보광 △성동구(1개동) 성수동1가 등이 대상이다.

국토부는 △직전 1년간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한 지역 △직전 2개월 모두 평균 청약경쟁률이 5대 1 이상인 곳 △직전 3개월 주택 거래량이 전년 동기의 20% 이상 증가한 곳 등의 정량적 요건을 적용해 지역을 지정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금번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은 서울과 경기 등 31개 투기과열지구 가운데 동 수로 따지면 2.2%에 불과하는 실정. 예상외로 빠진 지역이 있어 형평성 논란이 거세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대단지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 양천구 목동이나 경기 과천시가 상한제 지정에서 제외된 것이 빈번하게 회자된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가장 큰 볼멘소리가 이는 곳은 성수동이다. 성수동 같은 생활권 내에서도 성수1가만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미 3~4지구의 평당가는 1~2지구와 크게 차이도 없고, 이래저래 각 지구별로 따져보면 도긴개긴인데 1지구만 포함된 것은 불공평하다", "1지구가 분양가 상한제에 포함돼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나름 한강뷰 괜찮은 4지구의 선호도가 높아지겠다. 들어올 때 4지구랑 1지구 고민했었는데 후회된다" 등 성동구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서울 성동구 성수1가 소재 B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성수동 생활권역내에서 1가만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 포함된 것은 아이러니하다. 정부의 지정 기준이 모호해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분위기"라면서 "현장을 모르는 정부의 탁상공론 정책이 또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성수동 소재 P공인중개업체 대표는 "서울숲 트리마제와 서울숲 주변 재건축아파트 등의 높은 상승률이 있었기에 1지구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수동 일대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높다. 1가만 도드라지게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1가) 주민들의 민원도 거세고 문의전화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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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1가는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묶여 성수2동 성수2·3·4가와 동시에 개발이 진행 중임에도 지구 내에서 유일하게 상한제에 포함됐다. 사진은 성동구 단지 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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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상한제 지역 지정을 피한 성수2·3·4지구 주민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순차적으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팽배한 탓이다. 국토부는 지난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발표와 동시에 이번이 1차 지정이라며 추가 지정 가능성도 언급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이번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 등 시장 불안 우려가 있는 경우 신속히 추가 지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청와대 3실장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을 순발력 있게 추가로 지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 추가 대책과 관련, "여러 가지 거래에 대한 조사나 세제·금융상의 대책, 심지어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추가 적용 여부의 문제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적용지역 추가 지정에 힘을 더했다.

P공인중개사는 "성수2구역이 다음달 조합설립을 하게 되면 성수전략정비구역은 4개 구역 모두 조합설립이 완료되는 것"이라며 "성수동 재개발이 탄력을 받으면서 2, 3, 4가의 (분양가 상한제 지역) 추가 지정은 자명하다"고 내다봤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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