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2017년 총선 등 영향력 시도”
조사 보고서, 존슨이 공개 안해… 내달 총선 앞두고 논란 커질듯
BBC, CNN 등 외신은 영국 의회 정보·안보위원회(ISC)가 작성한 보고서에 “러시아가 2016년 6월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 2017년 총선 등에서 영국 정계에 개입하려 한 흔적이 포착됐다. 이에 관한 증거를 비밀정보국과 정보통신본부(GCHQ) 등이 수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또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패한 러시아 부호들로부터 몰수한 돈으로 영국의 영향력 있는 고위 인사들을 포섭하고 관리해 왔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공작원이 포섭한 인물로 지목된 인사 중에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저명한 법률가 피터 골드스미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러시아인이 EU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3월 만들어졌고 총리실에는 지난달 17일 제출됐다. 하지만 존슨 정권은 석연찮은 이유로 보고서 공개를 미루고 있다. 현재로서는 다음 달 조기 총선 전에 공개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ISC 보고서는 통상 총리실에 제출된 지 열흘 안에 총리의 승인을 받아 공개되곤 했다. 약 한 달간 공개가 미뤄지자 야권은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에 악재가 될 내용이 많아 공개를 피하는 것 아니냐”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총리실은 “사실관계를 추가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총선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BBC 인터뷰에서 “보고서 공개를 미룬 영국 정부의 결정은 이해 불가”라며 “영국 국민은 다음 달 총선 전 그 보고서 내용을 볼 권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유럽, 영국 등 서구 민주주의에 러시아가 정치 개입을 시도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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