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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한국 가계자산 80%가 부동산… “개도국형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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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라이프·현대경제硏 조사 / ‘외화자산 보유’는 13.3% 그쳐 / 젊을수록 금융자산 비중 높아 / 美는 금융자산이 70·日은 64

세계일보

한국인의 자산 중 비금융자산이 80%를 차지해 부동산으로의 자산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라이프생명·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한국 수도권 가계의 자산배분에 대한 인식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과 10월 두달간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에 응답한 전체 응답자의 총자산 평균은 9억8510만원으로 이 중 금융자산 평균은 1억9567만원(20%)에 불과했다. 이는 선진국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미국은 금융자산 대 비금융자산 비중이 70대 30이고 일본은 64대 36이다.

보고서는 “한국 가계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가계와 비교할 때 개도국형 자산배분 구조에 아직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연령대가 젊어질수록 금융자산의 비중이 높아졌다. 60대의 금융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은 80.7%였으나 50대(76.3%), 40대(72.5%), 30대(49.2%)로 갈수록 부동산의 비중이 점점 낮아졌다.

국민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금융자산과 부동산 비중은 금융자산 40.1%, 부동산 59.9%였다. 보고서는 국민들이 현재의 자산배분 비율이 합리적 수준은 아니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산을 원화와 외화로 나눠보면 상대적으로 원화에 많은 자산이 몰려 있었다. 전체 응답자 중 외화자산을 보유한 이는 133명(13.3%)에 불과했고 외화자산 보유자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외화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6%로 10%가 채 안 됐다.

총자산이 많을수록, 금융 이해력이 높을수록 외화자산 보유 비율이 높았다. 외화자산을 갖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외화예금 및 현금(67.1%)을 갖고 있었고 해외주식(12.0%), 역외펀드(8.9%), 외화보험(5.1%), 해외부동산(4.4%), 외화표시채권(2.5%)순으로 외화자산을 보유했다.

외화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외화자산에 투자할 만큼의 여유자금이 없어서’(51.8%)가 꼽혔다. ‘외화 금융자산에 대한 정보 부족’(26.3%)과 ‘왠지 불안해서’(7.5%)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은 저금리·저성장 기조 고착화에 더해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가능성, 중국 위기 발생 시 전이 효과, 국내 주력산업의 성장동력 약화 등 잠재적인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며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화 금융자산으로의 자산비중 확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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