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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르포] ‘99.99% 구리에서 고품질 금(金)까지’ LS니꼬동제련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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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니꼬동제련, 80년 역사의 국내 최대 비철금속 기업

연간 68만톤 전기동 생산…지난해 매출액 7조4500억

런던금속거래소 A등급 인증…칠레에 귀금속 회수플랜트 수출

‘30년간 무분규 기록’ 노사화합도 회사발전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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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련과정을 거친 정제조동을 황산용액이 담긴 수조에 넣고 전기분해해 순도 99.99%의 순수 구리판인 ‘전기동’을 생산하는 전련공장 모습.(사진=LS니꼬동제련)


[울산=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LS니꼬(Nikko)동제련은 국내 최대 비철금속 기업이다. 전선, 파이프, 동전의 원료로 쓰이는 고순도 구리인 전기동을 생산하는 곳이다. 지난 1999년 LG금속과 일본의 니꼬 금속이 주축인 JKJS(japan Korea Joint Smelting: 일한연합제련) 컨소시엄이 합자해 탄생한 회사로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후 LS그룹이 출범한 2005년부터 현재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목은 구리다. 철강하면 포스코를 떠올리듯이 비철금속하면 바로 LS니꼬동제련이다. 지난해 매출규모만도 7조4500억원, 영업이익 2680억원을 기록한 LS그룹의 알짜 회사다. 직원 1인당 매출액만도 88억원으로 포스코, 현대제철보다 높다. 동광석(구리를 포함한 광석)이 대한민국에서 나지 않지만 LS니꼬동제련은 생산량 규모 세계 2위의 제련소로 국내 전기동의 97%를 생산한다. 기술수준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세계 톱클래스 수준이다.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기업을 보유한 것과 마찬가지다. LS니꼬동제련이 생산해온 고품질의 구리는 산업화 시절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8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공단에 위치한 LS니꼬 동제련 온산제련소를 찾았다. 약 51만m² 부지에 자리잡은 온산제련소는 제련공장, 전련공장, 귀금속공장, 황산공장 등 거대한 설비가 눈길을 끌었다.

제련공장은 구리광석을 1250도로 녹여서 구리판을 만드는 곳이다. 공장 입구에서부터 열기가 느껴지며 곳곳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고온의 구리용탕을 직사각형 모양의 네모난 틀에 부어 순도 99.5%의 정제조동을 만든다. 산소를 이용해 동정광(순도를 높인 동광석)을 용해시키는 자용로 공법과 생산성과 효율이 높은 미츠비시 연속공법으로 적용한 제련 1·2공장이 있다.

온산제련소의 핵심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련공장이다. 구리는 순도가 높을수록 전기와 신호를 잘 전달한다. 이곳에서는 제련과정을 거친 정제조동을 황산용액이 담긴 수조에 넣고 전기분해해 순도 99.99%의 순수 구리판인 ‘전기동’을 생산한다. 전력선, 통신선, 복합선, 권선, 특수선 등 다양한 전선 소재로 사용된다. 나머지 35%는 여러 가지 합금 형태로 동파이프, 동판, 동전, 식기, 장신구 등에 쓰인다. 연간 생산량은 약 65만톤이다. 거대한 크레인 설비가 수십여장의 구리판을 옮기는 장면이 장관이다. LS니꼬 동제련이 생산한 구리는 런던금속거래소가 최고로 인정하면서 A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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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니꼬동제련이 귀금속 회수 공정을 거쳐 생산한 골드바.(사진=LS니꼬 동제련)


귀금속공장은 가장 흥미로운 공간이다. 구리 생산과정에서 기술력으로 여러 금속을 추출해 생산한다. 특히 LS니꼬동제련은 국내 최대의 금 생산업체로 연간 40톤을 생산한다. 금광이 아닌 구리 제련과정을 거쳐서 금을 만든다는 게 믿기 힘들 만큼 신기하다. 전기동을 생산하다가 남은 슬라임이라는 불순물을 정제해 금·은·백금 등 귀금속은 물론 팔라듐, 셀레늄, 텔루륨, 조황산니켈, 레늄 등 희소금속을 생산한다. 금은 반도체 본딩 와이어, 은은 태양열 에너지 집광판, 팔라듐과 백금은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와 치과재료로 쓰인다. 최용실 홍보팀장은 “LS니꼬동제련의 귀금속 회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지난 2014년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기업인 칠레 국영기업 코델코와 귀금속 회수기업인 PRM을 합작 법인으로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비철금속기업이 유럽과 일본의 유수 기업을 제치고 해외에 귀금속 회수 플랜트를 수출한 최초 사례다. 이밖에 황산공장에서는 구리 제련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포집해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도 생산한다.

LS니꼬동제련 발전과 혁신의 원동력은 노사화합에 있다. 민경민 생산지원담당 이사는 “LS니꼬동제련은 지난 2017년 8월 무분규 30년을 달성했을 정도로 노사관계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노사(勞使)관계’는 ‘일하고 시킨다’는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노동자와 경영자라는 의미의 ‘노경관계’라는 대체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노동자와 경영자가 회사 발전을 이끄는 하나의 수레바퀴와 같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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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울주군 온산국가산업공단에 위치한 LS니꼬동제련 온산제련소 전경(사진=LS니꼬동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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