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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티뷰론으로 시작해 i20가 이룬 꿈,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 첫WRC 종합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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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현대 월드랠리팀이 2019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확정 짓고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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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티뷰론으로 시작한 WRC 종합 우승의 꿈이 i20에서 이뤄졌다. 단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뿐, 꿈은 이뤄지는 게 맞았다.

현대자동차의 월드랠리팀이 마침내 20여년 숙원을 이뤘다. 한국팀 사상 처음으로 2019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WRC)에서 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WRC 출전 6년만에 거둔 값진 성과다.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도전기는 눈물겹다. 20여년, 인고의 세월이 필요했다. 실패와 좌절이 있었지만 도전은 다시 이어졌고, 마침내 굵직한 결실을 거뒀다.

도전의 시작은 지난 1996년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영국의 레이싱 전문 회사 MSD(Motor Sports Development)와 손잡고 WRC의 2부 리그인 F2클래스에 첫 도전을 준비했다. '티뷰론'을 랠리카로 제작해 97년 WRC 뉴질랜드 랠리에 시범 출전했고, 98년부터 본격적으로 WRC F2 클래스에 참여했으나 시즌 성적 5위에 그쳤다. 그러나 99년에는 F2 클래스에서 14라운드 중 5차례 우승을 거두며 시즌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를 계기로 WRC 최고 클래스인 A8 클래스 도전을 결정했다.

WRC 최고 클래스 출전을 위해 베르나(현지 모델명 엑센트)로 경주차를 만들고 99년 11월 창원에서 개최된 F-3(Formula 3)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이며 시범 주행을 실시했다. 마침내 2000년 WRC 최고 클래스에 참가했으나 미쯔비시, 스바루, 포드, 푸조, 시트로엥 등 막강 경쟁사들에 밀리며 좌절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주차 제작을 외부 전문업체가 전담해 연구소와의 협업이나 양산차로의 기술 이전 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다. 결국 2003년까지 한 번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채 WRC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그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재도전을 준비했고,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i20 공개와 함께 WRC 복귀를 발표했다. 그해 12월에는 독일 알체나우(Alzenau)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했으며 이어 2013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WRC 경주차를 공개한 후 2014년 WRC 개막전 몬테카를로 랠리에 참가하며 WRC에 복귀했다.

절치부심한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예전의 무기력을 벗어던졌다. 2014년부터 첫 우승에 성공했고, 포디움에도 4차례나 나섰다. 2017년에는 우승 4회, 포디움 12회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고 마침내 올 시즌, 재도전 6년만에 '종합 우승'이라는 왕중왕의 지위에 올랐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2019시즌 우승 4회, 포디움 13회 진출의 성적표를 남겼다. 이 성적을 바탕으로 시즌 포인트 380점을 쓸어 담았다. 2위 도요타 월드랠리팀을 18점 차이로 제치고 제조사 부문 첫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WRC는 F1(포뮬러원)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다. WRC는 서킷을 달리는 일반 자동차 경기와는 달리 포장과 비포장 도로를 가리지 않고 일반 도로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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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WRC경주차의 역동적인 주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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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14~17일 호주에서 올해 마지막 14번째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호주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취소되면서 18점의 적지 않은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던 현대 월드랠리팀의 종합 우승이 자동 확정됐다. 제조사 순위는 한 해 열리는 경기의 성적에 따른 누적 점수로 가려지는데, 현대 월드랠리팀은 13번째 경기까지 380점을 기록해 2위 도요타팀의 362점 보다 18점을 앞서고 있었다.

아울러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 선수는 올해 3승을 거두며 4년 연속 드라이버 부문 준우승을 차지했다.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은 도요타팀이 가져갔지만 현대 월드랠리팀의 안드레아스 미켈슨(Andreas Mikkelsen), 다니 소르도(Dani Sordo), 세바스티안 로엡(Sébastien Loeb)이 ‘i20 Coupe WRC’ 경주차의 탄탄한 성능에 힘입어 고르게 점수를 보태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일궈냈다.

출전 선수 중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가 차지하는 드라이버 종합 우승과는 달리 제조사 종합 우승은 매 경기 팀에서 상위 2명의 점수를 누적 합산해 결정하기 때문에 선수의 실력뿐만 아니라 출전하는 랠리카의 성능과 내구성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달성 가능하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는 서킷용 경주차 ‘i30 N TCR’로 WTCR(월드 투어링카 컵·World Touring Car Cup)팀과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을 거둔 바 있다.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 선수들은 올해 성능을 한층 보강한 i20 Coupe WRC 랠리카의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대회 초반부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왔다. 4차전 프랑스 랠리와 5차전 아르헨티나 랠리에서 연속 우승을 바탕으로 제조사 부문 선두에 올랐으며 8차전 이탈리아 랠리, 13차전 스페인 랠리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며 제조사 최초 종합 우승을 이룩했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올해 4차례 우승을 포함해 모두 13차례 시상대에 오르며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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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WRC경주차의 역동적인 주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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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2014년 WRC에 재도전한 첫해 4위로 쉽지 않은 출발을 했으나, 이듬해 2015년 3위를 기록한 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제조사 부문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오는 2020년에는 올해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한 오트 타낙 선수가 현대 월드랠리팀으로의 이적이 결정돼 있어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 달성도 기대된다.

현대자동차 상품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Thomas Schemera) 부사장은 “현대자동차가 우승 경력이 많은 강력한 브랜드들과 경쟁해 WRC 진출 역사상 처음으로 제조사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어 기쁘다”며, “모터스포츠를 통해 발굴된 고성능 기술들은 양산차 기술력을 높이는데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얻은 기술로 고객들에게 운전 즐거움 주는 차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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