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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기후변화 재앙…베네치아 물난리·시드니 불난리로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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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학계 원흉 지목…"온난화 따라 극단적 기상 빈발"

伊환경장관 "기후방향 못바꾸면 세계파멸" 임계점 도달설까지

연합뉴스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이 최근 며칠째 쏟아진 큰비로 침수됐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최근 이탈리아,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기후변화가 몰고 올 재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며칠째 이탈리아 전역에 쏟아진 큰비로 북부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보고 있는 가운데, 당국자들은 기후변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12일 "이번 사태는 기후변화의 결과"라며 "베네치아의 미래가 위태롭다. 더는 이렇게 살 수는 없다"라고 경고했다.

세르지오 코스타 이탈리아 환경부 장관 역시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강풍 등 열대성 기후 현상의 증가를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중해 인근에서 이런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며 "지금 당장 지구 온난화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온 세상을 파괴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영국 BBC방송 소속 기상학자 니키 베리는 "아드리아해에 이런 폭풍우가 몰아치는 주원인은 북반구에서 자오선을 따라 강한 제트기류가 흐르기 때문인데, 기후 변화로 인해 이 같은 제트기류가 더 자주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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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오후께 베네치아에서는 조수 수위가 187cm까지 치솟았다. 이는 194cm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네치아에선 조수 수위가 12일 오후 기준 187cm까지 치솟았다. 이는 194cm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조수의 급상승으로 도시의 85%가 물에 잠기며 주민 2명이 사망하고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관광 명소인 산마르코 광장과 산마르코성당도 모두 1m가량 침수됐다.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1천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네 차례는 최근 20년 사이에 집중돼 산업화 이후 탄소배출 증가로 기후변화가 가속화해 극단적 기상현상이 더 자주 나타난다는 학계의 경고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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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호주 동부 NSW주에서 산불이 타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부터 계속되는 산불로 몸살을 앓는 호주 동부에서도, 기후변화가 이러한 재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주 전역에서는 70여건의 산불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50건은 불길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인접한 퀸즐랜드주의 산불까지 합하면 총 150여건의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호주 동부에서 지난달부터 산불 때문에 잿더미가 돼버린 토지가 전날까지 110만 헥타르(약 1만1천㎢)에 이르렀다.

AFP는 최근 호주에서는 이런 산불이 점점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과학자들을 인용해 기후 변화가 이를 촉발하는 양상을 소개했다.

미국 클라크대학교의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지리학과 교수는 "기후 변화로 수분 증발률이 상승해, 덥고 건조한 나날이 지속하는 등 산불이 잘 발생하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따라 죽은 건초가 많아지거나 토양이 건조한 식물들의 서식지로 변모한다는 점, 날씨가 더워져 벼락으로 인한 자연발화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 강우가 줄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엘니뇨가 심화한다는 점 등도 악재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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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지구기후 비상사태" 153개국 과학자 시국성명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비상사태 수준으로 치달은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인류가 긴급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파멸적인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sunggu@yna.co.kr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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