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19차 교섭 재개했지만 접점 못찾아
연내 타결 위한 분수령 공회전만 반복
현 노조 집행부 임기 12월말 종료
교섭 멈추고 선거 절차 진행 결정
차기 노조 집행부로 교섭 권한 넘겨져
자료=현대제철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현대제철이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현(10기) 노조 집행부와 사측이 5개월여간 총 19차례 협상을 시도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교섭 권한이 차기(11기) 집행부에 넘어가면서 사실상 연내 타결이 불가능해졌다.
14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 노조는 전날인 13일 19차 교섭을 일주일만에 재개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공회전만 반복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교섭과 별개로 5개 지회(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포항지부, 충남지부) 통합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현 집행부가 교섭을 마무리 지을지, 혹은 교섭 중단을 결정하고 임원 선거에 돌입할지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현 집행부의 임기가 12월 말 종료됨에 따라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해서는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선거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대의원 투표 결과, 총 투표 인원 수 203명 중 찬성이 106표, 반대 97표(기권 12표)로 3분의 2를 넘지 못하면서 교섭권이 차기 집행부로 넘어갔다.
사실상 이날 교섭은 연내 타결을 위한 마지막 분수령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19차 교섭에서도 사측은 아무런 제시안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면서 “12월 셋째주가 돼야 5개 지회의 차기 집행부 선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사실상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대제철 노조는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5개 지회가 통합해 올해 임협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기본급 5.8%(12만3526원) 인상, 성과급(영업이익의 15%) 지급,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 인상을 우선 협상해야 임금체계 개편을 별도로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6% 감소한 341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658억원으로 72.7% 확대됐다.
4분기 전망도 어둡다. 지난달 29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함영철 전무는 올 4분기도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함 전무는 “전방산업부터 전체적인 시황이 좋지 않다. 올 4·4분기와 내년 1·4분기를 철강 업황 저점으로 보고 있다”며 “철강가격을 반전시킬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 4분기 역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제철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로서는 올해 3·4분기에 어닝쇼크(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급의 실적을 기록한 만큼 임단협 타결이 시급해 보인다”며 “최악의 위기상황에서 노사 모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불황 회복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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