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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홍콩 사태 中개입 현실화하나…亞 금융시장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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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發 불안심리 커지면서 亞통화 동반 약세

美의희 홍콩인권법 표결 추진..미중관계 악화 우려

亞 금리도 일제히 내리고 신용위험은 상승세

이데일리

홍콩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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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베이징=신정은 특파원] “홍콩의 검은 옷 폭도들의 폭력은 이미 테러리즘 행위이다. (홍콩) 기본법에 따르면 국가가 이 목표를 지키기 위해 직접 개입하는 방법이 열려 있다. 국가는 그 책임 조금도 잊어서는 안 된다”(14일 중국관영 CCTV)

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면서 중국 당국이 이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하면서 홍콩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중국과 홍콩, 한국 등 아시아 통화가치와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신용위험도 커지고 있다.

◇中정부 홍콩사태 개입 가능성↑…미중관계 악화 우려도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90원 상승한(원화 가치 하락) 116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1170.7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격화된 미·중 분쟁으로 인해 8월 한때 1달러당 1220원대까지 상승했었지만,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급락해, 이번달 6일에는 1156.9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최근 다시 상승세(원화 가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뿐만이 아니다. 아시아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 마감께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전거래일 대비 0.036위안 상승한(위안화 가치 하락) 달러당 7.0210위안에 거래됐다. 싱가포르 달러 가치도 0.1% 내렸고, 대만 달러화 가치도 0.2% 하락했다.

홍콩에서 시위가 나날이 격화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홍콩 시위대는 시내 곳곳을 점거하고 지하철역을 파손하는 등 폭력양상을 띄면서 진압 경찰과 격렬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정부는 모든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휴교령을 내렸다. 홍콩 유학생들은 속속 홍콩을 탈출하고 있다.

중국 당국도 강력 대처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중국이 홍콩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부쩍 높아졌다. 실제 홍콩 기본법 18조에 따르면 홍콩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는 혼란으로 국가 안보나 통일에 위협이 가해지는 ‘비상사태’에 이르면 중국 중앙정부가 관련법에 근거해 홍콩에 개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언론은 홍콩 시위대를 테러리즘에 비유하며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홍콩 사태가 미·중 간 갈등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상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 표결을 추진하면서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추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亞 경제악화 우려에 국채금리 일제히 하락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국채 금리도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고 있다. 이는 시장이 향후 아시아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날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2bp(1bp=0.01%포인트) 하락한 1.785%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0.7bp 하락했고, 홍콩 10년물 금리도 2.2bp내렸다.

국가 신용위험도 하락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던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은 간밤 28.0bp로, 전거래일 대비 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나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장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의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상승한다. 보험에 가입할 때 사고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상승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같은날 중국의 CDS 프리미엄은 4.9%상승한 39.1bp를 나타냈다. 필리핀(+4.2%)과 태국(+1.3%) 등 아시아 국가들의 CDS 프리미엄도 일제히 상승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시위와 미·중 합의 불확실성 등에 따라 위험선호 심리가 둔화됐다”며 “원화뿐 아니라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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