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취소 수준, 1단계 합의 중요성 반영해야" 주장
중국 '1단계 합의' 통해 더 많은 관세 취소 희망…美는 입장 달라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모색 중인 가운데 중국이 1단계 합의를 계기로 기존 고율 관세가 상당히 넓은 범위에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미국 측에 촉구했다.
1단계 합의가 이뤄질 경우 기존의 고율 관세를 취소할 것인지, 만일 일부라도 취소한다면 그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를 놓고 미중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장외에서 미국을 다시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4일 "중미가 1단계 합의에 이르게 된다면 고율 관세 취소 수준은 반드시 1단계 합의의 중요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주례 브리핑에서 "중미 무역전쟁은 고율 관세 부과에서 시작되었으므로 마땅히 고율 관세를 취소하는 데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오 대변인의 발언은 1단계 합의가 성사될 경우 미국이 부과한 대중 관세가 최대한 많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자국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정부는 1단계 합의를 계기로 자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는 미국의 대중 관세를 최대한 많이 걷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향후 약속 이행을 담보할 도구로 현행 고율 관세를 최대한 많이 남겨두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국은 기존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는 그대로 두되 향후 추가 고율관세를 더 매기지 않는 선에서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기존의 관세를 일부라도 반드시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주에 벌어진 '관세 취소 합의' 해프닝은 미중 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지적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주 브리핑에서 미중 양국이 무역 협상 진전에 따라 점진적으로 서로 상대국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중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달 10~11일 워싱턴DC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했다. 협상 종료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은 현재 양국 정상이 1단계 합의 문건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고율 관세 취소 여부 및 범위 등 여러 이슈를 둘러싼 진통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협상이 농산물 부문에서 난관에 봉착했으며 합의 이행 및 기술 이전 이슈, 관세 철폐 등 문제에서도 이견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속에서도 양국 모두 표면적으로는 1단계 합의 서명에 비교적 강한 의지를 보인다.
가오 대변인은 "(미중) 쌍방은 깊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평등과 상호존중의 기초 위에서 서로의 핵심 관심사를 적절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2일 뉴욕 연설에서 "우리는 근접해 있다. 중요한 1단계 대중(對中) 무역 합의가 곧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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