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아닌 말단 직원으로 입문
고객 응대법 등 기본부터 배워야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대거 자영업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25~29세 청년들 중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1.3% 늘었다.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퇴직 후 창업’의 대명사였던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자들 연령이 역시 내려가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신규 점주 대상 교육 수료자 중 20대의 비중은 2015년과 비교해 두 배 가량 증가한 무려 20%였다.
그야말로 취업의 대안으로 창업이 떠오른 모양새다. 특히, 외식창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진입장벽이 다소 낮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청년세대의 관심을 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로 외식창업이 취업의 대안으로 꼽힐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현역 외식 브랜드 경영자로서 쉬이 동의하기 어렵다.
외식창업의 어려움은 통계가 증명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외식산업의 폐업률은 도소매업 중 최고 수준이면서, 전 산업 평균치(13.2%)와 비교해 2배 가량이나 높은 23.8%였다. 또, 한국외식업중앙회가 2017~18년 조사한 결과, 1차 조사 당시 영업 중이던 400개 업체의 31.3%가 2차 조사 때는 폐업 상태였다.
이렇듯 ‘밥장사’는 결코 쉽지 않다.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외식업은 식자재, 부동산, 인력 등등 모든 부분에서 ‘외부 요소’에 직격탄을 받기 십상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세월호 참사 및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두 번의 실패를 겪으며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나와 우리만 잘하거나 잘돼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외식창업이라는 뜻이다.
뿐만 아니다. 외식업계는 모든 산업 분야 중 가장 빠르게 트렌드가 변화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국 소비자는 외국에 비해 유행에 매우 민감하다. 유행 하나가 빠르고 지나간 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진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단기간 ‘반짝’하는 브랜드는 많이 있지만 이들 중 ‘롱런’을 유지하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 외에도 1~2인 가구와 중장년층 증가와 같은 소비계층의 변화, 늘어나고 있는 인건비와 부동산비 역시 외식창업의 성공을 어렵게 하는 ‘위험 요소’다.
이 같은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외식창업에 도전하고 싶은 청년들에게는 “바닥부터 겪고 오라”는 조언을 가장 먼저 건네고 싶다. 사장님이 아닌 말단 직원으로서 외식업에 입문해 ‘메뉴’와 ‘아이템’이 아닌 고객 응대, 청소, 식자재 관리 등과 같은 ‘기본’부터 배우라는 뜻에서다. 모든 일이 그렇듯, 외식창업 역시 기초가 튼튼하면 쉽사리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SBS ‘골목식당’만 봐도, 프로그램의 솔루션을 통해 성공을 맛보는 사장님들 중 절대 다수는 기본이 확실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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