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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뉴스&분석] 이해진·손정의 `동맹`…美·中 IT패권에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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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

매일경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14일 각각의 자회사인 라인(LINE)과 야후재팬을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음을 공식 인정하면서 글로벌 IT시장에 거대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라인은 일본, 태국, 대만에서 1위 메신저로 온라인 광고, 핀테크, 콘텐츠 사업을 공격적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만 가입자가 8200만명에 달한다. 야후재팬은 5000만명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커머스, 결제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이용자만 1억명이 넘는 거대 플랫폼이 탄생하면 구글, 아마존 등에 맞서 일본 내 시장 지배력 강화는 물론, 동남아 지역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일본과 한국을 대표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 겸 라인 회장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의미도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씩 자금을 출자해 신규 법인을 세우고,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자회사 야후재팬을 공동 경영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라인과 네이버, 소프트뱅크와 Z홀딩스는 14일 각각 공시를 내고 "(양사가)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통합 법인의 논의 사실을 인정했다.

국내외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반반씩 자금을 출자해 만드는 신생 법인은 양사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번 딜에 깊숙이 관여한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이번 협상은 네이버와 라인의 기술력과 소프트뱅크의 자금력이 결합한 것"이라며 "어느 한쪽이 경영을 주도하는 게 아니라 각자 한 명씩 대표를 내세워 공동 경영하는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법인의 공동대표를 누가 맡을지는 야후재팬과 라인 모두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라인의 경우 현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신중호 대표와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 중 한 명이 나설지를 놓고 내부 조율 중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 최대의 M&A를 성사시키기 위한 노력은 손 회장과 이 GIO 등 최고경영자 간 오랜 교감이 있은 연후에 최근에 급물살을 타며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빅딜은 손 회장과 이 GIO의 '빅픽처'와 '글로벌 드림'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워크, 우버 등 투자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를 만회하려는 손 회장의 생각과 한국과 일본, 동남아, 프랑스를 아우르는 글로벌 AI 기술 교두보를 구축해 미국과 중국의 디지털 패권에 맞서겠다는 이 GIO의 꿈이 맞았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일본 내 이용자만 1억명이 넘는 초대형 IT테크 기업이 탄생하는 만큼 파괴력이 엄청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날 통합 소식이 전해지면서 네이버와 라인, Z홀딩스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신찬옥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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