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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대자보 훼손·욕설 낙서…대학가 한-중 학생 대결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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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이 만든 홍보 인쇄물에 원색적인 비난이 낙서되어있는 모습.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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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가에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등장하면서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한국 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외대 총학생회 게시판에는 '홍콩 항쟁에 지지를!'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 총학 측은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 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 사건은 연세대와 고려대·한양대에 이어 4번째다.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붙였다는 한 학생은 자신이 지난 12일 부착한 대자보는 6시간도 안되어 1장만 남기고 모두 훼손됐고, 13일 부착한 대자보는 절반이 떼어졌다고 토로했다. 또 남아있는 대자보도 중국어가 쓰인 사진들로 덮였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중국 유학생들로 추정되는 학생들이 대자보를 훼손하는 모습을 포착해 항의하자 중국어로 조롱하듯 말했다"고도 했다.

외대 총학생회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인문과학관 학생식당 내 게시판 앞에서 논쟁이 발생했다"며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단은 현장을 방문해 학내 게시판의 모든 대자보를 통한 의사표출은 마땅히 보장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11일 오후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이 서울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 게시판에 부착한 대자보가 훼손됐다. 찢긴 대자보는 인근 쓰레기통에서 조각난 채 발견됐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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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사이에 둔 한국 학생과 중국 유학생간 마찰은 한양대에서도 벌어졌다. 한양대는 지난 13일 오후 정의당 소속 한양대 학생들은 '홍콩인들은 민주주의와 정의,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다가 중국 유학생들과 충돌했다. 중국 유학생 50~60명은 대자보를 붙이는 한국 학생들 주변에 모여들어 항의했다. 일부 대자보에는 중국어와 영어로 '독도는 일본땅'등 일본 측을 대변하는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다행히 학교 측 관계자가 중재해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한국 대학생들과 중국 유학생들의 신경전은 연세대·고려대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이미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모임'이 지난달부터 수차례 설치한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이 무단으로 철거됐다며 고소장을 제출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고려대에서도 13일 홍콩시위와 관련된 포럼을 위해 제작한 인쇄물에 낙서와 욕설이 적히는 등 중국 유학생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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