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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기자수첩] 공로상 사라진 대한민국 게임대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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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민규 기자


[부산=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한 해를 결산하는 시상식은 어느 업계 어느 분야에나 있다. 업계를 대표하는 시상식은 한 해를 되돌아보고, 그해 가장 인상 깊은 활동을 했거나 의미를 되새겨야 할 인물 혹은 기업들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상을 주고 그 의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다.

상을 받는 입장에서는 상의 수상을 무엇보다 큰 영예로 생각한다.

지난 20여 년간 급성장해 온 한국 게임산업계에서 가장 큰 시상식은 대한민국 게임대상이다. 지난 1996년 시작돼 올해로 24회를 맞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게임산업 관련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관련 시상식으로 업계에 자리매김 했다. 최고의 상인 대상은 대통령상 훈격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특히 지난 13일 열린 올해 대상 시상식은 더욱 남다른 행사가 됐다. 오랜만에 PC 온라인게임인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6관왕을 차지하는 등 게임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하며 그 의미를 더해줬다. 문체부 장관이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 직접 참여한 것은 지난 2015년 김종덕 장관 이후 4년여 만이다. 박 장관은 이날 시상식에서 게임산업진흥법 전면 개정과 2020년 초 게임산업 중장기 계획을 공개하며 게임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그 어느때보다 게임업계에 의미 있는 행사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훈훈한 행사에 석연치 않은 오점이 올해 시상식의 의미를 바라게 했다. 매년 대한민국 게임업계 성장과 발전에 역할을 한 인물 혹은 단체에게 주어지는 공로상의 주인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공로상이 없어서 의아해했는데 올해마저 공로상이 없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나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사정을 여러 경로를 알아보니 공로상 수상 후보가 지난달 18일까지 신청이 돼야 했는데 아무도 공로상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문체부가 공고한 ‘게임대상 응모공고문 및 응모요강’을 보면 공로상 대상은 ‘게임문화 및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자(단체)’이고 추천자는 ‘협회(단체), 업계, 유관단체, 학계, 국민 등 누구나’로 돼 있다. 추천인은 서류 접수 마감일까지다.

하지만 심사에 참여한 의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공로상은 협회와 유관 단체의 심사과정에서 추천을 통해 선정해왔다. 공로상을 위한 추천서는 받는 당사자가 자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추천을 하는 쪽에서 추천서를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추천대상자도 많지가 않다. 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심사위원들이 서류 마감 이후 대상자 추천이 없을 경우 내부 추천이 이뤄지고 그 대상자를 심사해 공로상을 결정해왔다.

이러한 과정이 올해 시상식에선 문체부의 원칙론에 막혔다. 문체부 담당 서기관이 심사일인 지난 12일 지난달 18일까지 추천서가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로상을 줄 수 없다는 ‘원칙’만을 앞세운 것이다.

모든 행정 과정에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서 단순히 문자로 정해진 원칙만을 내세우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정절차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더구나 공로상 대상자가 없다는 것을 담당 서기관이 인지했다면 관련 단체나 협회에 공로상 대상자를 추천해달라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한 행정 절차다. 과연 행사의 주인인 문체부가 원칙을 앞세우기 전 그러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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