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1 (화)

‘전쟁터’ 같은 홍콩… 시위대·경찰 충돌 격화 사상자 속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국, ‘긴급법’ 확대 적용 … 고강도 진압 나설 듯 / 소년·70대, 최루탄·벽돌 맞아 중태 / 콰이청지역서 30대 남성 추락사 / 시위대 ‘여명행동’ 계속 교통 방해 / 수천명 시민들 도심 곳곳서 시위 / 캐리 람, 긴급대책회의 총력 대응 / 선거연기·야간 통금·계엄령 검토 / 中관영매체 “폭력행위, 엄벌” 맹공

세계일보

14일 홍콩 중문대 역의 지하철 객차가 시위대와 폭동진압 경찰 간 격렬한 대치 끝에 크게 파손돼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최악 혼란에 빠졌다. 15세 소년과 70세 노인이 각각 최루탄과 벽돌에 맞아 중태에 빠지고, 30세 남성이 추락사하는 등 시위대와 경찰 간 격한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가 폭력시위 비판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야간통행 금지나 계엄령 실시 등 홍콩 정부의 한 단계 높은 대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틴수이와이 지역 시위 현장에 있던 15세 소년이 전날 최루탄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다.

성수이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에 머리를 맞은 70대 노인이 중태에 빠졌다. 이 지역에서는 바리케이드를 치우려는 지역 주민과 학생 간 충돌이 있었다. 콰이청 지역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30세 남성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빌딩에서 추락사한 것으로 보고 부검을 할 계획이다.

세계일보

AP연합뉴스


홍콩 시위대는 이날도 ‘여명(黎明) 행동’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벌였다. 철로 곳곳에 돌과 폐품 등을 던지고, 선로에 불을 붙인 물체도 투척했다.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크로스 하버 터널 입구에 화염병도 던졌다.

시민 수천명이 이날 센트럴 등 주요 거리로 몰려나와 바리케이드를 치고 차량 운행을 막았다. SCMP는 이런 도로 상황을 전하면서 “이들이 언제까지 시위를 할지, 다음 목표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공감대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

13일 오전 홍콩중문대학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바리케이드에 불을 붙이기 위해 불화살을 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정부도 총력 대응하고 있다. 전날 밤 10시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긴급 대책 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4일 구의원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 ‘긴급법’을 확대 적용해 야간 통행금지나 계엄령을 발동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교육 당국은 이날 홍콩 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에 15∼17일 휴교령을 내렸다. 현재 홍콩에 있는 대만 유학생 1021명 중 284명이 우선 귀국할 예정이라고 대만 언론이 전했다.

홍콩에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은 이날 경찰 2500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필요할 경우 홍콩 시위 사태 진압을 위해 경찰력을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세계일보

EPA연합뉴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논평에서 “불법적인 폭력 행위에 대해 법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관영 중국 중앙방송(CCTV)도 이날 아침 뉴스에서 시위대 방화와 시설물 파손 등 장면을 내보내면서 홍콩 시위 소식을 집중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홍콩 경찰의 법 집행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시위대가 홍콩 캠퍼스를 시리아 전쟁터처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