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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겨울은…‘길냥이’에게 물도 못 먹는 혹독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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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분 섞인 음식물 먹고 물 못 마시면 신장 질환

같은 장소, 시간대에 정기적인 급수가 최선

경향신문

동물구조119에서 설치한 ‘겨울집’을 이용하고 있는 길고양이 모습. 동물구조119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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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들에게 겨울은 물을 마시기 힘든 계절이어서 더욱 힘든 시기다. 평소에 물을 먹을 수 있었던 수돗가나 분수 등에 가도 물이 얼어붙은 탓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혹독한 추위와 수분 부족의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길고양이들을 배려하고,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이사는 14일 “길고양이들이 겨울철에 살아남도록 돕는 방법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은 시간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물과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길고양이 연구자인 전 이사는 “고양이들은 학습이 빠르기 때문에 정해진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사료와 물을 주면 그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물을 길고양이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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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겨울철 길고양이들이 얼마나 물을 구하기 힘든지는 사료와 물을 같이 주면 알 수 있다”며 “많은 길고양이들이 물부터 정신없이 먹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전 이사는 “물을 정기적으로 주는 것 외에도 물이 얼지 않는 지하공간을 길고양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거나 고양이들이 들어와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화장실 문을 닫지 않는 방식으로 배려하는 이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길고양이들이 겨울철에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수도에 열선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겨울철 길고양이들에게 물을 급여하는 것은 중요하다. 신장 질환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길고양이들 중 다수가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으면서 많은 양의 염분을 섭취하게 되는데 충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면 과다한 염분으로 신장이 망가지고, 이로 인해 폐사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여건으로 인해 길고양이들의 평균 수명은 약 2년밖에 안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길고양이들이 추위를 조금이라도 덜 겪도록 배려하는 방법으로는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좁은 입구가 달린 박스 형태의 ‘겨울집’을 설치해주는 것도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겨울철마다 어려움을 겪는 길고양이들을 돕기 위한 겨울집 설치와 공동구매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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