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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LG화학 “SK이노베이션, 조직적 증거인멸” SK이노베이션 “여론전…조만간 답변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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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LG, ITC ‘SK 조기패소’ 판결 요청

전기차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조기패소 판결을 내려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가 여론전에 의지하려 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LG화학은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디스커버리(증거개시)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이 자료 삭제를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며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려달라는 요청서를 ITC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ITC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요청서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증거보존 의무를 무시하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으며,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은 법정모독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조기패소 판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예비판결 단계까지 가지 않고 피고가 패소 판결을 받게 된다.

LG화학은 ITC 소송 제기 직후인 지난 4월30일 SK이노베이션 관계자가 보낸 사내 e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긴급] LG화학 소송 건 관련’이라는 제목의 e메일에는 “경쟁사 관련 자료는 가능한 한 빨리 모두 삭제 바란다. 특히 전지산업 미국법인(SKBA)은 PC 검열과 압류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 세심히 봐 달라. 본 메일도 조치 후 삭제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 관계자가 소송 제기 전에도 LG화학 관련 3만4000여개 파일을 목록화한 엑셀시트 75개를 만들어 삭제하려 했고, ITC가 포렌식 명령을 내렸음에도 SK이노베이션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공정한 소송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거인멸 및 법정모독 행위가 드러나 더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달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여론전에 의지해 소송을 유리하게 만들어가려는 경쟁사와 달리 정정당당하고 충실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조만간 LG화학의 요청서에 대한 답변서를 ITC에 제출할 예정이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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