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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탄핵 청문회 첫날…“트럼프,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 새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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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우크라 대사대행, 트럼프·EU 대사 통화 내용 공개

트럼프 “생중계 1분도 안 봐”…미 언론 “결정적 한방 없어”



경향신문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직무대행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청문회에 증언을 하기 위해 의회에 출석했다. 워싱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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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 첫 공개청문회가 13일(현지시간) 열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부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며 우크라이나 측에 지원키로 했던 군사원조를 연계시켰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청문회는 주요 공중파 등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진행한 청문회에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직무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히 테일러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7월26일 선들랜드 미국대사의 우크라이나 키예프 방문을 수행한 자신의 보좌관이 점심식사 중 선들랜드 대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휴대전화 통화를 들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들랜드 대사에게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었으며 이에 선들랜드 대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진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좌관이 들었다고 테일러 대행은 전했다.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수사를 종용했다는 7월25일 다음 날 이뤄졌다.

자신의 보좌관이 선들랜드 대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자, 선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측에 요구한 바이든 수사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테일러 대행은 밝혔다. 테일러 대행이 비공개 증언에서 밝히지 않은 내용이다.

켄트 부차관보는 ‘비선’으로 활동하며 우크라이나 압박에 개입한 트럼프 대통령 개인변호사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두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마리 요바노비치)를 축출하기 위한 비방전을 벌였고 정치적 동기로 인한 수사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이끌었다”며 “줄리아니의 시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외교정책을 오염(infect)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모든 증언이 2차·3차 전언에 불과하다면서 신빙성을 깎아내리려고 했다. 짐 조던 의원은 테일러 대행에게 비공개청문회에서 나온 증언을 예로 들며 “한 문장에 여섯 사람이 등장하는 네 가지 대화가 나온다. 이런데도 당신히 명확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에릭 스완웰 의원은 켄트 부차관보에게 “당신은 반트럼프인가”라고 물었다. 켄트 부차관보는 “나는 적법절차에 따라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에게 봉사하고 미국의 외교정책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 “너무 바빠서 볼 수 없다” “사기극”이라며 무시 전략을 폈다. 그는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선 “그것(청문회)이 우스갯소리 같다고 들었다. 나는 터키 대통령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1분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CNN은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20여건에 달하는 청문회뿐 아니라 탄핵조사 전반에 관한 공화당 의원들과 조직들의 다양한 트윗을 리트윗했다”면서 “너무 바빠서 청문회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던 대통령이 어떻게 청문회 관련 트윗들을 리트윗할 수 있었는가”라고 꼬집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새로운 증언이 나왔음에도 대체로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고 평했다. 다른 증인들이 출석하는 공개청문회가 이번주와 다음주에 계속 열릴 예정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돼 직무를 박탈당할 정도로 미국 여론이 움직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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