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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조국, 부인처럼 지하주차장서 조사실 직행…사실관계 재판서 다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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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장관 검찰 출석…‘공개 소환 폐지’ 적용 1호

경향신문

기다리는 취재진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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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WFM 투자 관여

자녀 허위 증명서 집중 추궁

조 전 장관, 대부분 진술 거부

검찰 질문 대응하는 것보다

재판서 무죄입증 유리 판단

조사 후 입장문 “해명 구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조 전 장관과 변호인단은 취재진의 출입이 금지된 지하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직행했다. 직접 선택한 출석 방식이라고 한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오전 9시45분쯤 “조 전 장관이 9시35분부터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들이 통상적으로 거치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1층이 아닌 지하 1층 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직원들이 쓰는 지하주차장에는 취재진이 접근할 수 없다.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서울중앙지검 현관 1층 앞에 모인 취재진 수십명과 지지자들은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는 전달을 받고 발길을 돌렸다.

조 전 장관의 비공개 출석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택한 방식과 같다. 정 교수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8일까지 총 13차례 지하주차장으로 출석했다. 조 전 장관은 전직 공직자로서 검찰의 ‘공개 소환 폐지’ 조치가 적용된 첫 사례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 교수의 비공개 조사가 진행된 다음날인 지난달 4일 전국 검찰청에 모든 사건 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폐지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대검찰청은 “인격권이 침해되거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감시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비공개 출석 방식은 조 전 장관 측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출석 방식을 정하라고 했고 조 전 장관 측이 이렇게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매번 언론에 입장을 밝히다가 갑자기 비공개 출석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공개 조사는) 특혜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조 전 장관은 조사 후 입장문에서 “아내의 공소장과 언론 등에서 저와 관련하여 거론되고 있는 혐의 전체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분명히 부인하는 입장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진술거부권 행사는 수사보다 재판에서 사실을 다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사모펀드와 2차전지 업체 더블유에프엠(WFM) 투자에 관여했는지, 딸(28)과 아들(23)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증명서 허위 발급에 관여했는지를 집중 조사하려 했다. 변호인단은 조 전 장관이 부인 정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를 인지했다는 점을 입증할 물증을 검찰이 확보하지 못했다고 본다. 구체적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검찰 질문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따지는 게 무죄 입증에 수월할 수 있다. 조 전 장관이 묵비권을 계속 행사하면 서둘러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재직 중일 때 정 교수가 차명 주식투자를 한 만큼 조 전 장관도 고위공직자의 직접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지난 11일 구속 기소된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후인 2017년 7월4일부터 지난 9월30일까지 동생 정모씨(54)와 단골 미용사, 페이스북 지인 등 3명 명의의 계좌로 총 790차례 주식과 선물옵션,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 거래를 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정 교수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의무와 주식 백지신탁을 회피하려 차명 거래를 했다고 보고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윤지원·유희곤·선명수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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