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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에스퍼 미 국방 “외교에 필요 땐 한·미 연합훈련 조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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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무위원회 비난 담화 직후 유화 메시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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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사진)은 13일(현지시간) “외교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훈련 태세를 조정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의 분별없는 행태에 대해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비난한 직후 유연한 접근을 언급한 것이다. 지난 10월5일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후 교착 국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 안보협의회(SCM) 참석을 위해 서울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증진에 도움이 된다면 한국에서 실시하는 미국의 군사 활동을 조정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또 “우리가 연습, 훈련 등을 높이든 줄이든 조정을 검토한다면 북한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외교의 문이 열려 있도록 돕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분노에 기반해 훈련을 시행하거나 규모를 조정하지 않는다”는 데이비드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의 지난 6일 언급에 비해 유연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 태세를 더 크거나 작게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협상 진전을 위한 훈련 축소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훈련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경고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변화도 한국 정부와 협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말을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 “나는 어떤 국가나 지도자가 무언가를 말하면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일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진전된 대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일 권정근 외무성 순회대사 담화를 통해 “인내심이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다”고 했으며, 13일에는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 형태로 “‘새로운 길’이 미국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국무위 대변인 담화가 보도된 지 몇시간 만에 나왔다.

이에 따라 이달 말쯤 진행될 예정인 대대급 이하 연합공중훈련의 규모가 더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미는 지난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를 취소하는 대신 대대급 이하 규모로만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다만 한·미가 세워놓은 훈련 계획을 단기간에 변경하기 어려운 만큼, 에스퍼 장관 발언이 내년도 한·미 연합훈련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정희완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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