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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나루히토 일왕, 즉위 첫 궁중 제사…반대 시위 속 밤샘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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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나루히토 일왕이 14일 저녁 즉위 후 첫 추수 감사 제사 의식인 '대상제'(大嘗祭·다이조사이)를 치르기 위해 제복(祭服) 차림으로 간토(關東)지방을 상징하는 '유키덴'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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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대 나루히토 일왕이 재위 중 한 번 치르는 ‘대상제’(大嘗祭·다이조사이)가 14∼15일 밤샘 행사로 열렸다. 대상제는 일본 전통 종교인 ‘신토’(神道)의 행사로, 해마다 치르는 추수감사제 성격의 궁중 제사인 신상제(新嘗祭·신조사이) 중 하나다.

대상제는 특히 일왕이 즉위 후 첫 번째로 행하는 의식이라는 점에서 일본 왕실에선 국비로 치르는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는다. 그러나 지난 5월 1일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한 후 내달 초까지 진행되는 즉위 관련 행사 중 종교적 행사가 가장 강하면서도 국가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정교분리를 요구하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상제에 국비 지출 금지를 청구하는 소송도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기각됐다.

대상제 전체 비용은 가건물인 대상궁(大嘗宮·다이조구) 건립비(9억5700만엔)를 포함해 24억4000만엔(약 2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왕궁의 동쪽 정원인 히가시교엔(東御苑)에 건립된 대상궁은 이번 제사만을 위해 일본 열도 동·서 지방을 각각 상징하는 ’유키덴‘(悠紀殿)과 ’스키덴‘(主基殿)을 포함해 30여채의 건물이다. 대상궁은 이번 의식이 끝나고 오는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무료로 공개된 후 철거될 예정이다.

나루히토 일왕은 제복(祭服) 차림으로 14일 저녁 간토(關東)지방을 상징하는 ’유키덴‘에서, 15일 새벽에는 간사이(關西) 지방을 상징하는 ’스키덴‘에서 각각 조상신들에게 쌀 등 햇곡식을 바치고 오곡풍양(五穀豊穰)과 국가안녕을 기원했다. 두 의식은 모두 비밀의식으로 핵심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의식에는 마사코 왕비가 배례하고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후미히토(文仁) 왕세제 부부가 함께했다.

대상제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행정, 입법, 사법 등 3부 수장과 국회의원, 각계 대표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한편 도쿄역 왕궁 쪽 광장에서는 대상제가 시작된 14일 밤 ‘천황(일왕)제’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오와텐넷토’ 회원 150여명이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왕궁 쪽을 향해 “천황 그만해, 즉위 반대”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천황제는 필요 없다”고 외쳤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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