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파”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7월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영접하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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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축소 여지를 남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조미(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14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밤 담화를 통해 “나는 13일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조미협상의 진전을 위하여 미국ㆍ남조선(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하여 유의하였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 13일(현지시간)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을 더 많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북한이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비난한 지 약 8시간 만에 나왔고, 김 위원장이 반나절 만에 다시 화답한 것이다.
북미가 한미 연합훈련을 명분으로 대화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후 답보 상태였던 북미 대화가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만일 이것(에스퍼 장관 발언)이 우리의 천진한 해석으로 그치고 우리를 자극하는 적대적 도발이 끝끝내 강행된다면 우리는 부득불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응징으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무력 시위 가능성도 시사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북미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은 최근 “기회의 창이 매일 닫히고 있다”며 협상 시한이 임박하고 있음을 환기한 바 있다.
김영철 위원장은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가 발표된 직후 나온 미 국방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나는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 국방장관의 이번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결심을 남조선 당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남조선 정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런 현명한 용단을 내릴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고 꼬집기도 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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