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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사설] 기업 아우성에 귀 막더니 이제 와 "주 52시간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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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 "국회에서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했어야 하고 예외 규정도 많이 뒀어야 했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이나 방송사 등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하는 곳, 교대 근무를 하는 생산 현장의 애로 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작년 2월 주 52시간 법안의 국회 표결 때 민주당 의원으로서 찬성표를 던졌다. 중소기업 담당 장관 취임 직후에도 주 52시간 강행론을 폈다. 6개월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심각한 부작용을 시인했다. 중소기업들 아우성에 귀 막은 채 산업 현장에 온갖 혼선을 일으켜 놓고는 이제 와서 잘못됐다고 한다.

내년엔 주 52시간제가 중소·중견기업 약 4만곳으로 대폭 확대된다. 중소기업 대부분이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다. 법 자체가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이어서 사실상 '실천 불가능'이다. 지킬 중소기업이 몇이나 되겠나. 정부도 상황을 인정했다지만 "52시간제를 무력화하면 총파업을 벌이겠다"는 민노총 엄포에 눈치를 보는 기색이 역력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원론적 말뿐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만 죽어날 지경이다.

이 정부 들어 노동·화학·안전 관련 법규가 강화되면서 최고 경영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이 2200개를 넘어섰다.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기업 임원을 배제하는 제도를 만들려고 한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이 정부는 반기업도, 친기업도 아니고 무(無)기업이다"라고 했다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주 52시간 문제부터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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