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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반값 세일, 단 ‘○○○’ 검색하면…도 넘은 실검 장사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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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성퀴즈’, ‘낱말 퀴즈’ 이벤트 등 실검 마케팅 확산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장악 상황 지속, 부작용 논란

소비자들 “실시간 검색어 순기능 잃고 광고판 전락”

이데일리

최근 실검 마케팅을 진행한 위메프(왼쪽)와 SSG닷컴의 이벤트 페이지. (자료=각 사 모바일 캡처)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실검(실시간 검색어)이 광고판 같아서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가 무슨 의미인가 싶어요.”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실검 마케팅’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검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검색을 유도하는 ‘초성퀴즈’나 ‘낱말 퀴즈’ 이벤트 등을 통한 홍보 마케팅 수단이다. 다양한 유통 할인행사가 진행돼 쇼핑 성수기라 불리는 11월 들어 실검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한때는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모두 장악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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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네이버 실검 키워드 분석 결과. (사진=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실)


◇“‘실시간 광고판’ 수준…장기적으로는 역효과”

실검 마케팅이 범람해 포털사이트를 장악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시간 검색어로 사회·경제 등 이슈를 파악한다는 회사원 A(28)씨는 “바쁜 직장인들은 뉴스를 하나하나 보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가 그나마 가장 빠르게 이슈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이제는 기업 광고로 도배되다시피 해 거의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실검 마케팅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국정감사와 국회에서 의제로 다뤄질 정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1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오후 3시 기준 네이버 실검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1위 19개 중 15개(78.9%)가 기업 상품 홍보를 위한 초성 퀴즈 이벤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포털)이용자는 포털이 제공하는 실검을 통해 사회적으로 시급하고 꼭 알아야할 정보 획득을 기대하고 있는데 실검은 기업 광고로 도배돼 상품 구매 링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출석해 실검 폐지 요구를 받기도 했다. 한 대표는 “실검 이슈는 마케팅이나 팬클럽 등 카테고리 별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도 “올해 안으로 급상승검색어에서 이벤트, 할인정보 등의 강도를 조절하는 옵션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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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1일 오후 1시 이후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전연령 1위에 ‘빅스마일 데이’가 올라 있다.(사진=네이버 캡처)


◇“소비자 참여형 광고에 의미, 마케팅 효과 확실”

반대로 실검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상품 증정 이벤트나 포인트 적립, 할인 등을 내세워 고객을 유입하고 상품을 광고하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포털 한 달 평균 접속자 수만 3000만 명 이상에 달하기 때문에 브랜드 확장과 고객 유입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입장에서는 마케팅 수단으로 최적화되어 있다” 면서 “광고 효과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즉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가 있어도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실검 마케팅 중단을 선언했던 위메프는 11월 들어 ‘블랙위메프데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다시 실검 마케팅을 시작했다. 티몬은 지난달 ‘티몬 크리스피크림’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실검 1위와 동시에 제품 매진 등 성과를 보였다.

신세계그룹도 SSG닷컴을 통해 ‘쓱닷컴 국민용돈 100억’을 실검 마케팅 형식으로 진행해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1번가도 지난 1일 ‘십일절 게릴라 어택’을 네이버에서 검색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G마켓과 옥션, G9의 연중 최대 할인행사 ‘빅스마일데이’는 올해 판매량이 3500만개를 기록, 빅스마일데이를 통해 판매한 제품 수가 총 1억개를 넘겼다.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통해 실검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11월 판매량은 3500만개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소셜커머스나 유통업체들 이외에 토스·OK캐쉬백·캐시슬라이드 등 플랫폼 회사들까지 뛰어들면서 실검 마케팅 영향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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