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위 관계자 연이어 방한해 분담금 증액 요구
트럼프 지시에 따른 근거 부족한 요구에 우리정부는 난색
에스퍼 미 국방 연내 타결 강조에도 협상 전망은 먹구름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고위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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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이주 연속 이어진 후인 다음주 한미가 제 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회의를 개최한다. 협상장 바깥에서 벌어진 공방에 이어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양측이 입장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15일 오는 18∼19일 서울에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회의 개최를 공식화 했다.
지난 2주간 미측은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제임스 드하트 미측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에 이어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을 연이어 한국에 보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압박을 최고조로 높였다.
심지어 드하트 대표는 비공식으로 방한해 우리 정부, 의회, 언론과 접촉하며 우리측 입장을 수렴하고 미측의 계산법에 대해 설명하고 돌아갔다.
이에 맞서 우리측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장외전이라는 역공을 펼쳤던 미측에 맞서 정공법으로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협상의 분위기는 이날 서울에서 개최된 한미 안보협의회 공동기자회견에서도 확인됐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방위비 분담금이 공평하고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지만 에스퍼 장관은 "연말까지 대한민국의 분담금이 늘어난 상태로 11차 SMA를 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결이 다른 발언을 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기존의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이번 협상에 임하며 철저하게 정보를 통제하며 내부 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미측에서 오히려 방위비 협상 관련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는 기존 대표들과 달리 외교부나 국방부 출신이 아닌 만큼 다른 방향에서 협상에 접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 CNN방송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별다른 근거 없이 제시한 50억달러라는 요구액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각종 항목을 끼어 맞추며 한국에 47억달러를 제시했다고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지나친 압박이 동맹에 대한 기본상식을 넘어선 것이라는 여론을 조성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CNN방송 보도를 리트윗하며 "미국은 한국이 거절할 요구를 했다. 너무나 큰 전략적 무모함이다"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다만 드하트 대표가 우리측의 비판적 시각을 확인하고 돌아간 만큼 미측이 어느정도 성의를 가지고 협상에 돌아올지가 중요하다. 특히나 SMA의 틀을 벗어나는 전략적 자산 전개 비용이나 해외주둔 미군 비용 부담 등을 우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미측이 요구를 줄이지 않는한 10차 협정 종료 시한인 올해내 협상 타결은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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