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아시아나 품는 정몽규…그룹 심장 떼어내는 박삼구
[앵커]
이번 주 재계에서 굵직한 인수합병 소식이 화제가 됐죠.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에 통 큰 베팅을 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31년 만에 그룹 심장을 떼어 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소식 윤선희, 배삼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일을 냈습니다.
과감한 베팅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니다.
놀라운 건 시장에서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 인수 가격을 2조 4,000억원 넘게 써냈다는 겁니다.
정 회장은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고 했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단순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정 회장은 과거 현대그룹에서 자동차 사업을 일군 '포니 정'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입니다.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1996년 서른 네살에 회장직에 올랐지만, 현대그룹 분리 과정에서 현대차가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자 현대산업개발만 갖고 나왔습니다.
재계에선 자동차는 아니지만, 이번 인수가 못다 이룬 꿈을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정몽규 / HDC그룹 회장> "HDC그룹은 항공산업뿐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인수가 끝나면 HDC그룹은 재계 20위권 안으로 진입합니다.
정 회장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염려는 없고 아시아나항공을 우량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9조 6,000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변수입니다.
추가 자금 수혈도 불가피합니다.
항공업은 변동성도 큽니다,
정 회장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룰지, '승자의 저주'에 발목이 잡히지는 않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눈물을 훔친 기업가도 있습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입니다.
오래전부터 오매불망 인수 의지를 키운 건 장 회장이었습니다.
제주항공과 호텔, 쇼핑몰 사업간 시너지 전략을 세웠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항공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하지만 입찰 가격에서 크게 밀려 인수에 실패했는데요.
애경그룹은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지만, 다행스러운 결과라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애경은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제주항공으로 인해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금력이 약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삼켰다간 또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31년 만에 그룹의 주력사를 내어주고 재계 60위권 밖의 중견기업인으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을 설립했는데요.
국제선 운항을 시작으로 그룹의 주력으로 키워낸 건 1990년 들어 총수 자리에 오른 박 전 회장이었습니다.
내친김에 2006년 대우건설, 2년 후 대한통운을 거침없이 인수해 그룹을 재계 7위까지 올려놨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 돈줄이 막혔고,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위태로워진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박 전 회장의 인수합병 실패는 무리한 인수에 나섰다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승자의 저주'의 교훈으로 남게 됐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도 꿈을 펼치기도 전에 불운을 맞았습니다.
박 사장은 유학 후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금호타이어를 거쳐 지난해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상장을 추진했는데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자회사 6곳도 넘어가게 되면서 박 사장 역시 물러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게 남은 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정도입니다.
앞으로 현대산업개발과 협상을 잘해 매각 대금을 최대한 높게 받아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실패를 거울삼아 매각 대금으로 남은 기업들을 우량 회사로 키워 지켜내는 게 급선무입니다.
아버지 때와 같은 그룹 재건을 꿈꾸며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가는 모두를 잃을 수 있습니다.
10년 전 전 세계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는 높고 험했습니다.
금호와 웅진 등 굴지의 그룹들이 넘지 못했습니다.
통 큰 베팅이 늘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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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재계에서 굵직한 인수합병 소식이 화제가 됐죠.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에 통 큰 베팅을 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31년 만에 그룹 심장을 떼어 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소식 윤선희, 배삼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일을 냈습니다.
과감한 베팅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니다.
놀라운 건 시장에서 2조원 안팎으로 거론된 인수 가격을 2조 4,000억원 넘게 써냈다는 겁니다.
정 회장은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인수에 나섰다고 했지만, 그의 이력을 보면 단순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정 회장은 과거 현대그룹에서 자동차 사업을 일군 '포니 정'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장남입니다.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1996년 서른 네살에 회장직에 올랐지만, 현대그룹 분리 과정에서 현대차가 정몽구 회장에게 넘어가자 현대산업개발만 갖고 나왔습니다.
재계에선 자동차는 아니지만, 이번 인수가 못다 이룬 꿈을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정몽규 / HDC그룹 회장> "HDC그룹은 항공산업뿐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인수가 끝나면 HDC그룹은 재계 20위권 안으로 진입합니다.
정 회장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염려는 없고 아시아나항공을 우량기업으로 키워내겠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9조 6,000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변수입니다.
추가 자금 수혈도 불가피합니다.
항공업은 변동성도 큽니다,
정 회장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룰지, '승자의 저주'에 발목이 잡히지는 않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눈물을 훔친 기업가도 있습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입니다.
오래전부터 오매불망 인수 의지를 키운 건 장 회장이었습니다.
제주항공과 호텔, 쇼핑몰 사업간 시너지 전략을 세웠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항공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꿈을 꿨습니다.
하지만 입찰 가격에서 크게 밀려 인수에 실패했는데요.
애경그룹은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지만, 다행스러운 결과라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애경은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제주항공으로 인해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경험이 있습니다.
자금력이 약한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삼켰다간 또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31년 만에 그룹의 주력사를 내어주고 재계 60위권 밖의 중견기업인으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을 설립했는데요.
국제선 운항을 시작으로 그룹의 주력으로 키워낸 건 1990년 들어 총수 자리에 오른 박 전 회장이었습니다.
내친김에 2006년 대우건설, 2년 후 대한통운을 거침없이 인수해 그룹을 재계 7위까지 올려놨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 돈줄이 막혔고,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위태로워진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박 전 회장의 인수합병 실패는 무리한 인수에 나섰다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승자의 저주'의 교훈으로 남게 됐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도 꿈을 펼치기도 전에 불운을 맞았습니다.
박 사장은 유학 후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금호타이어를 거쳐 지난해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상장을 추진했는데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자회사 6곳도 넘어가게 되면서 박 사장 역시 물러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게 남은 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정도입니다.
앞으로 현대산업개발과 협상을 잘해 매각 대금을 최대한 높게 받아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실패를 거울삼아 매각 대금으로 남은 기업들을 우량 회사로 키워 지켜내는 게 급선무입니다.
아버지 때와 같은 그룹 재건을 꿈꾸며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가는 모두를 잃을 수 있습니다.
10년 전 전 세계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는 높고 험했습니다.
금호와 웅진 등 굴지의 그룹들이 넘지 못했습니다.
통 큰 베팅이 늘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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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재계에서 굵직한 인수합병 소식이 화제가 됐죠.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에 통 큰 베팅을 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31년 만에 그룹 심장을 떼어 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소식 윤선희, 배삼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일을 냈습니다.
[앵커]
이번 주 재계에서 굵직한 인수합병 소식이 화제가 됐죠.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에 통 큰 베팅을 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31년 만에 그룹 심장을 떼어 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 소식 윤선희, 배삼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일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