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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여전한 5·18 악몽…올해까지 자살자 4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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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5·18기념재단 39주년 학술대회서

김명희 교수 ‘치유되지 않은 5·18’ 발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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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참가자들이 트라우마로 인해 꾸준히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5·18 연구자들은 체계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5일 김명희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연구의 계보학’을 주제로 열린 5·18 39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5·18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1980년부터 올해까지 항쟁 참여자 46명이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날 ‘5·18 자살과 트라우마의 계보학: 치유되지 않은 5·18’ 주제 발표에서 ‘연도별 5·18 참가자 자살자 수 현황’을 공개했다. 자살자 수는 1980년대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1990년대 4명, 2000년대 13명, 2010년대 4명이었다. 이는 5·18유족회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신문 보도 사례를 추가한 것으로, 실제 자살자 현황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자살 이유에 대해 1990년대까지는 고문 후유증과 생활고를 꼽았다.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견디기 위해 대부분 알코올에 의존했고 이로 인한 대인관계 실패, 가정문제, 실직, 빈곤을 겪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는 금전적 보상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5·18 왜곡이 지속하고 가해자들이 처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자들은 일시적 보상만 받으며 가족 간 갈등이나 사기, 사업 실패를 겪으며 자존감이 훼손됐다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2009년 이전까지 자살자에 대한 집계와 연구가 이뤄졌지만 현재는 후속 연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5·18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이다. 체계적인 실태조사 뿐 아니라 자살자 가족과 2세가 받는 영향도 연구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정일준 고려대 교수의 ‘5·18 사건의 현재화, 지구화: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5·18, 진실의 레짐(regime)과 계보학’(최현주 순천대 교수), ‘5·18 민주화운동과 한국 민주주의’(민희 경희대 연구교수) 등이 이어졌다.

글·사진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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