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단독] ‘억대 수뢰 의혹’ 이동호 고등군사법원장 소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檢, 사무실 등 압수수색 열흘 만에 / 반부패수사부 검사 수사팀에 합류 / 李, 대체로 혐의 인정… 檢, 영장 검토

세계일보

검찰이 억대의 수뢰 의혹을 받고 있는 이동호(53) 고등군사법원장을 소환조사했다. 군 검찰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은 수사팀에 반부패수사부(옛 특수부) 검사를 추가로 보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강성용)는 15일 이 법원장을 불러 식품업체 M사 대표이사 정모(45)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내 고등군사법원, 경남 사천의 정 대표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지 열흘 만이다. 이 법원장은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법원장이 2016년부터 최근까지 M사 정 대표 등에게서 1억원대 현금과 향응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M사 군납비리를 무마하거나 새로운 품목을 납품할 수 있도록 힘을 써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등)를 수사하고 있다. 앞서 세계일보 취재 결과 이 법원장은 차명계좌를 통해 매달 뒷돈을 입금받고, 군납비리 등을 무마할 때는 직접 현금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사는 2007년 군납사업을 시작해 올해 4월까지 어묵과 생선가스 등 수산물 가공식품 7종류를 납품했다. 그러나 유통기한이 지난 폐기 대상 원료를 정상 어묵제품에 섞어 제조하거나, 입찰과정에서 담합한 사실 등이 드러나 수차례 군납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주요 함량을 속이는 등의 수법으로 입찰을 따낸 정황도 발견됐다.

세계일보

검찰은 일선부대가 상급부대 소속 군법무관의 법적 판단을 받는 ‘법무질의’ 제도 등을 통해 저질군납에도 M사가 군납을 지속할 수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법원장이 M사 외에 다른 곳에서 금품을 받은 정황이 있는지, M사 역시 이 법원장 외에 다른 곳에 금품을 건넨 의혹이 있는지를 규명하는 데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원장이 M사에서 금품을 받은 계좌에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모 건설사 대표가 입금한 흔적이 발견됐다.검찰은 이 법원장의 혐의가 중대한 만큼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별취재팀=조현일·박현준·김청윤 기자 hjunpar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