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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책과 삶]남북의 이질적 국호왜·어떻게 정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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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강응천 지음

동녘 | 210쪽 | 1만5000원

경향신문

남북한은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같은 민족임을 서로 강조한다. 하지만 70년이 넘도록 분단은 여전하다. 분단체제는 이산가족의 고통 등 지금 이 순간에도 헤아리기조차 힘든 수많은 폐해를 낳고 있다.

남한의 ‘대한민국’과 북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는 ‘반만년 역사를 지닌 같은 민족’이라 보기 힘들 정도로 이질적이라는 점에서도 분단의 아픔이 생생하다.

<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는 ‘대한’과 ‘조선’, ‘민국’과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란 국호가 어떤 의미와 역사적 유래를 지니는지, 언제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됐는지를 살펴본다. 근대 민족국가 건설 운동과 세계 사회주의 운동의 흐름도 짚어본다. “이질적인 국호는 해방 후 통일독립국가로 나아가던 과정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단절·왜곡됐는지, 역사적 진로가 끊긴 지점을 알려주는 블랙박스”라는 저자가 블랙박스의 해독을 시도한 것이다.

1947년 미소공동위원회에 국호 ‘후보’로 제시된 이 두 이름은 모두 자주독립과 민주주의의 구현을 지향한 통일국가의 국호로 설계됐다. 하지만 통일국가가 아니라 분단된 남북의 국호로 확정됐고, 분단 상황의 고착은 두 국호의 성격마저 재규정시키고 있다. ‘분단된 국호’의 조명은 남북 분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분단체제의 종결 문제 등을 탐구하게 만든다.

분단체제가 심화하면서 학계에선 ‘남북통사(通史)’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통사를 통해 분단의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의 통일을 위한 지혜와 통찰을 구하고자 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남북통사 연구의 의미있는 작업으로도 볼 수 있겠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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