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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홍콩지지 대자보 훼손…중 대사관 “유학생들 행동 정당” 대학가 “민주주의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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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서 중 유학생들과 갈등 빚자 “한국인이 이해하길” 유감 표명

한국 학생들 “대사관 담화 실망…홍콩 시민 투쟁 외면하지 않을 것”

주한 중국대사관이 최근 국내 대학가에서 홍콩 시위 지지 여부를 놓고 한국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 간 갈등이 빚어진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행동은 정당하다며 홍콩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방침을 한국인이 이해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15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홍콩의 상황은 국제사회로부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관련 사실이 객관적이지 않고 진실을 반영하지 않아 일부 지역, 특히 대학 캠퍼스에서 중국과 한국 청년 학생들의 감정대립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최근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학생들이 붙인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일부 중국인 유학생이 훼손하면서 대립이 빚어지고 있다.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의 청년 학생들이 중국의 주권을 해치고 사실을 왜곡하는 언행에 분노와 반대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인 학생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최근 홍콩 시위와 관련해서는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이라며 “홍콩의 중국 귀속 이래, 일국양제 정책과 ‘홍콩인이 홍콩을 통치한다’는 고도의 자치 방침이 효과적으로 시행되었으며 홍콩 민중의 권리와 자유는 법에 의거해 완전히 보장된다”고 했다. 대변인은 “그러나 지난 몇 개월 동안 일부 세력은 계속 폭력을 사용하여 문제를 일으키고 공공시설을 부수고 태우며 무차별적으로 평범한 시민에게 해를 가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홍콩 문제는 동란과 무질서 속에서 해결될 수 없다”면서 “폭력을 중지시키고 혼란을 통제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현재 홍콩의 가장 시급한 임무”라고 했다. 또한 “중국은 일국양제를 견지한다는 방침을 바꿀 수 없다. 우리는 홍콩 특구 정부가 당면 문제를 해결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또한 우호적인 이웃인 한국 민중이 이를 이해하고 지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대학가에서는 주한 중국대사관 담화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정의당 청년학생당원모임 모멘텀’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고려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대사관의 담화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을 중국인 유학생들이 훼손하는 것을 옹호했다”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전면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건전한 비판과 토론이 오고 가는 대학가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는 그 어떠한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우리가 배운 양심과 지성은 홍콩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외치고 있다. 이런 역사를 먼저 겪고 공부한 한국 학생들은 절대 홍콩 시민의 투쟁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유진·허진무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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