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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매경춘추] 트로트 흥행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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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근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물꼬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이 텄다. '미스트롯'에서 1위를 차지한 가수 송가인은 어느새 스타 가수가 됐다. 트로트의 붐업은 놀랍고 반갑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트로트를 좋아했는데, 요즘도 지치고 피곤할 때 홍진영의 '엄지 척'을 즐겨 듣는다. 트로트음악을 들으면 허전한 마음이 달래진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며 흥을 돋우니 바로 기분이 좋아진다.

필자는 방송계에 새롭게 불어온 트로트 바람이 디지털 음악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궁금해서 음악사이트 지니의 빅데이터를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올해 트로트 장르 스트리밍은 전년보다 68% 증가했고 트로트 차트 100위권 내에 '미스트롯' 출전 곡이 23곡이나 올랐다.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1960년대 이미자, 1970년대 하춘화, 1980년대 주현미의 트로트 최고 전성기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직 거기까진 확신이 서지 않지만 지금의 트로트 바람이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지난 30년간 트로트는 흥행과 거리가 먼 비주류 장르였다. 흥행이 안 되니 트로트 장르에 도전하는 가수도 적었다. 트로트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옛날 노래쯤으로 치부됐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미스트롯'이 탄생했다. 놀랍게도 방송 이후 트로트 장르는 최근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필자는 방송 제작진과 가수들이 현재의 사고를 파괴하는 '비인습적 전략'으로 과감히 도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새 누가 트로트를 들어?"라는 부정적인 말을 수없이 들었을 텐데 그들은 역발상으로 도전했다. 제작진은 트로트 방송 프로그램이 너무 적고, 시청자들이 트로트에 목말라 있을 것이라 믿었다. 보이지 않는 고객의 욕구를 예측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럼에도 고객의 숨은 니즈를 먼저 읽고, 프로그램을 제작한 방송 제작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트로트 장르에 도전한 가수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흥행 장르인 댄스나 발라드가 아닌 트로트 장르에 수많은 실력파 가수들이 도전했기에 프로그램은 승승장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스트롯'을 보고 중장년층은 열광했다. 오디션으로 새로운 트로트 가수가 탄생해 더 많은 트로트를 즐기게 된 중장년층은 이제 전국 콘서트 투어까지 따라다니는 열혈 팬덤을 이뤘다. 트로트로 많은 게 달라졌다. 트로트의 성공은 음악 가치사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있다. 트로트는 이제 우리를 움직이는 강력한 에너지가 되었다.

[조훈 지니뮤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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