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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김현아의 IT세상읽기]방통위 노조도, KT 노조도 요구하는 '정보통신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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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방통위 노조 성명

정보통신 전문가 0명인 방통위 상임위는 처음

생존 위해 ICT 전문가 요구한 KT노조도 성명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상임위원에 정보통신 전문가가 없어 방송통신 융합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방통위 노조)”

“KT 회장은 급변하는 ICT 기술변화 속에서 KT가족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ICT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KT노조)”

이데일리

▲방통위 로고




이례적인 방통위 노조 성명

방송통신위원회 노동조합과 KT노동조합이 불과 며칠을 사이에 비슷한 취지의 성명서를 냈습니다. 리더로 ‘정보통신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방통위 노조는 지난 13일 ‘방통위 상임위원의 정보통신 전문가 부재에 따른 우려’라는 성명서를 통해 “방통위가 합의제 행정기구인 이유는 방송과 통신이 국민 삶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이해관계의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 “따라서 방통위 상임위원은 다양한 출신의 방송과 통신 전반에 관한 전문가로 구성돼야 하는데, 현재 구성된 방통위 상임위원에는 정보통신 관련 전문가와 행정분야 전문가도 없어 우려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방통위 노조가 상임위원(차관급)인사 직후 균형 있는 인사가 아니라고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죠.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출신인 김창룡 상임위원이 취임한 지 이틀 만이었습니다.

김창룡 위원 스스로 기자들에게 “통신 등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공부해 성과로 보여 드리겠다”고 했지만, 2008년 창립 이후 5명의 상임위원중 통신이나 인터넷 등 ICT 경험을 갖춘 위원이 단 한 명도 없게 된 사태에 대해 노조가 나서 걱정을 전한 셈입니다.

정보통신 전문가 0명인 방통위 상임위는 처음

그간 형태근·신용섭·이기주·김용수 등 적어도 방통위에는 옛 정보통신부에서 IT 정책을 이끌었던 관료 출신 상임위원 정도는 한 명씩 있었죠.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상파나 종편 정책도 하지만, 국민 삶에 더 직접적인 인공지능(AI) 시대 이용자 보호 정책 같은 것도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IT 관료 출신뿐 아니라 어떤 경력의 정보통신 전문가도 없습니다. 오히려 인터넷이나 SW 업계에서는 통신을 넘어선 인터넷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상황입니다.

고삼석 위원 후임을 뽑기 전에 이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내년 7월 이후 구성될 5기 방통위 상임위원 구성에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문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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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KT 구관(west) 4층 벽에 붙은 ‘KT 노동조합 성명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생존 위해 ICT 전문가 요구한 KT노조

KT노조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KT지배구조위원회는 한창 새 회장 후보들에 대한 1차 심사를 진행 중인데, 외부 공모가 마감된 다음 날인 6일, KT노조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KT본체 직원 1만 8000여 명이 가입해 있는 최대 노동조합이죠.

KT노조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고 ICT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해야 하며 무엇보다 종사원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선임돼야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치권 로비를 통해 KT CEO가 되려는 낙하산 인사는 안 되고,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면서 구성원간 분열을 치유할 통합의 리더십을 가져야 하며, 국민기업 KT에 애정과 이해가 높은 ICT 전문가가 선임돼야 전 구성원이 납득하고 수용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방통위 노조 성명과 똑같이 등장한 단어가 ‘ICT 전문가, 정보통신 전문가’입니다. 2002년 민영화된 KT는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등의 회장을 거쳤고 이들은 모두 정보통신 전문가였습니다. 이용경, 남중수 사장은 체신부 출신들과 겨루며 KT내 혁신파로 활동했던 임원들이고, 이석채 회장은 정통부 장관 출신, 황창규 회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출신이죠.

그런데도 노조는 왜 ICT 전문가라는 말을 다시 언급하고 나선 걸까요. KT 회장의 기본 자질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또 나름 전문가가 이끌었어도 직원 6만 명 이상이 일하는 덩치가 큰, KT그룹은 수차례 구조조정이라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느 기업보다 절실한 셈이죠.

그런데 최근 회장 공모에 응한 사람 중에는 IT 관련 경력이 거의 없지만 정치적 배경이 센 거물급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회장이 특정 기술의 전문가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임원들과 하는 회의 석상에서 용어 정도는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오늘의 제목은 방통위 노조도, KT 노조도 요구하는 ‘정보통신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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