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30th SRE][Worst]현대·기아차 신용도 여전히 `안갯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익 '3분의 1 토막'…재무지표 악화 불가피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기사회생하던 현대자동차(005380)(AAA)와 기아자동차(000270)(AA+)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품질비용 이슈가 발목을 잡으면서 수익성 회복에 타격을 입었다. 신차 효과를 내세워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현대차가 `AAA` 급에 걸맞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30회 SRE에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 6위를 차지했다. 지난 26회부터 워스트레이팅 3위권 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던 현대·기아차는 이번에 다소 순위가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현재 신용등급이 적절치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워스트레이팅에서 27명(14.2%)이 현대·기아차에 표를 던졌으며, 이중 24명이 등급을 내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도 중국과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지난 1분기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나섰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824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1% 증가했으며,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94.4% 늘어난 5941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 SUV 돌풍을 일으킨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가 미국 판매 증가를 견인했으며,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했다. 2분기에도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23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2% 증가했고, 기아차는 51.4% 늘어난 53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3785억원으로 증권가 예상치를 대폭 밑돌았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45.4% 줄어든 2915억원을 기록했다. 쎄타2 GDi엔진 품질보증과 고객 만족 프로그램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에서 집단 소송에 나선 소비자들과의 합의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60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호실적으로 개선세를 보이던 재무지표도 다시 악화될 전망이다. 연결기준 지난 2015년 6.9%였던 현대차의 EBIT마진은 2016년 5.5%, 2017년 4.7%, 2018년 2.5%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EBITDA마진도 4.8%에서 2.1%로 반토막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EBITDA마진이 각각 4.0%, 4.2%까지 올라갔으나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재호 NICE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이번 품질비용 발생은 양사의 3분기 EBIT마진을 약 2~3%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에도 연간 기준 경쟁사 평균수준의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품질비용 이슈가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번 미국에서의 합의를 제하더라도 쎄타2 GDi엔진 관련 7건 등 여전히 12건의 소송이 남아있다. 나머지 소송 및 미국 법원의 징벌적 벌금 등에 대한 불확실성과 품질비용 이슈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는 점 등은 신용도에 계속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에는 이미 지난해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 있다. 근원적인 수익창출 능력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이번 악재로 인해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더욱 높아질 여지도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자동차 업황 자체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고, 글로벌 수익성 둔화 속에서 업황 자체가 AAA급을 받을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며 “명분이 있을 때 신용등급을 낮춰주는 게 좋은데, 신평사들이 아직 업체의 눈치를 많이 보면서 등급 하향을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0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