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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30th SRE][Worst]하이트진로홀딩스 '테라, 너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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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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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대한민국 맥주 산업에서 일약 ‘대세’로 떠오른 테라(Terra)를 보유한 하이트진로홀딩스(000140)를 바라보는 신용평가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맥주사업이 테라 출시를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지만 등급 조정에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30회 SRE 워스트레이팅(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에서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전체 190명 응답자 가운데 19명(10%)으로부터 표를 받으며 후보에 포함되자마자 전체 40개사 가운데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향후 등급 전망을 바라보는 의견은 팽팽히 맞선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을 비롯해 하이트진로홀딩스 등급이 내려가야 한다는 응답은 19표 중 8표(42.1%)를 받은 반면 등급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11표(57.8%)로 하향 응답을 웃돌았다.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등급은 현재 ‘A-(부정적)’이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난 상반기(1~6월)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943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96억원에서 138억원으로 84.6%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76억원에서 471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불어나는 재무부담도 걱정거리다. 지난 상반기말 기준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순차입금은 1조7710억원으로 전년(1조5680억원) 보다 11.4%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채비율도 237.6%에서 288.4%로 50.8%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력 제품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 신용도의 열쇠를 쥔 것은 단연 테라다. 출시하자마자 ‘초록색 맥주병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에 일본 맥주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크게 떨어진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테라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60~70%를 차지하던 오비맥주 ‘카스’를 위협하는 존재로 떠오른 사이 뉴트로 감성을 겨냥한 ‘진로 이즈백’이 시장에서 이른바 ‘테진아(테라+진로 이즈백)’ 돌풍을 일으키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점도 고무적이다. 좀처럼 시장 점유율이 움직이지 않는 주류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들이 속속 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테라의 선전에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테라 매출로) 크게 휘청이던 실적이 회복한 것이지 반등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테라의 약진이 하이트진로홀딩스에 좋은 기회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5년간 적자를 이어오며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 당장 실적이 좋아졌다고 신용등급이 오르긴 힘들다는 것이다.

또 다른 SRE 자문위원은 “현재 상·하향 조정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맥주 시장을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 차이로 보인다”며 “맥주 사업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10년간 끌고 갈 힘이 있어야 하는데 테라의 매출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0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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