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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30th SRE][Best Report]"해외대체투자, 부동산 PF 닮은꼴…시스템 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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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이재우·김영훈 한신평 선임연구원 인터뷰

이데일리

증권사발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가 향후 국내 크레딧 이벤트를 가져올 주요인으로 꼽힌 가운데 대형증권사 8곳과 보험사 10곳에 대한 별도의 자료를 취합해 분석한 한신평의 ‘급증하는 해외대체투자, 증권·보험사 리스크는?’ 보고서가 가장 큰 호평을 받았다. (왼쪽부터)김영훈·이재우 선임 연구원.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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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최근 급증하는 해외 대체투자는 과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와 닮은 꼴입니다. 수많은 건설사와 저축은행을 디폴트로 이끈 부동산 PF 익스포저도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몰랐죠. 지금 해외 대체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현황이나 질적인 속성에 대해 전혀 관리가 안되고 있습니다. 국내 금융사를 포함해 기업들은 쏠림이 심해 지금부터라도 자체적으로 또 금융당국에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시급합니다.”

8개 대형증권사와 10개 보험사를 한달간 개별로 조사해 급증하는 해외 대체투자 관련 분석 보고서를 낸 이재우·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의 말이다.

이들은 30회 SRE에서 베스트리포트 1위에 올랐다. 190명의 응답자중 67표(35.3%)를 받은 압도적 1위다. 보고서 내용대로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는 6월말 현재 13조9000억원으로 1년반새 10조2000억원(278%)이나 급증했다.

급증 자체도 문제지만 증권사들의 셀다운 리스크가 제대로 점검되지 않는데 주목했다. 이들이 자료를 요청한 8개 대형증권사 중 3곳은 미매각 규모를 공란으로 제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말 현재 증권사들의 미매각 규모는 3조2000억원이나 된다. 5개 증권사가 제출한 데이터임을 감안하면 대략 증권사 평균 6400억원가량 미매각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실제 증권사들의 미매각 물량은 제시된 숫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투자(PI)와 셀다운용이 나뉘어있어 데이터 집계에 좀 더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달간 걸려 집계한 데이터를 근거로 증권과 보험을 나눠볼 때 증권사가 실제 고위험 성향으로 나와 전체 데이터의 방향성이 맞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보험사보다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에 주목하는 것은 모니터링 요소가 거의 없는 탓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보험사의 경우 대체투자 익스포저를 금감원 차원에서 조사한다. 외화자산 한도 등이 있어 간접적인 컨트롤이 되고 있지만, 증권사의 경우 특별히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등은 대출채권 자산에서 이익이 보이는데, 증권사는 자산과 부채를 거치지 않고 발생하는 피(Fee) 비즈니스가 많아 파악이 어렵다”며 “건별 리스크를 반영해 다르게 가중되는 게 아니라서 위험액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 초대형IB들도 발행어음을 통해 자체적인 자금조달 기능이 있는 만큼 은행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그 사이 어딘가 위험액 등을 알릴 수 있는 접점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금융사 자체적으로도 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금융당국도 나서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굳이 숫자로 몇 %를 제시하면서 규제하지 않더라도 정확한 현황 파악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 주석에 표기하는 등 공시를 강화하는 게 그 일환이 될 수 있다.

“결국 만기가 길고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현금화하기 어렵고, 엄청난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증권사의 경우 부채 조달이 짧은데 장기 자산이 늘어나면 매치하기가 어려워 유동성 위험이 불거질 수 있다. 결국 사이클이 꺾일 때 얼마나 리스크 관리를 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가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지금이야말로 증권사 내부적으로나 금융당국이 울타리를 점검해야 하는 시기라는 지적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0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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