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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30th SRE][Best Report]한일 무역분쟁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업체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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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미·중 무역분쟁으로 어수선하던 지난 7월 초 또 하나의 악재가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덮쳤다. 일본 정부가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사용하는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공식화한 것이다. 한 달 후인 8월 2일에는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우려는 일파만파 확산됐다. 반도체 강국으로 입지를 다지던 국내 관련 업계는 대형 악재가 추가됐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산업 주요 업체들 영향을 점검하고 업체별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보고서로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보고서 요약.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포토레지스트(Photo Resist: 감광액)와 에칭가스(Etching gas: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luorinated Polyimides)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단행했다. 이어 8월 2일에는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관리제도 운용상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조치(B그룹 편입)를 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94개 품목에 수출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대체가능성, 파급효과, 대일의존도 등을 기준으로 실질적인 영향이 큰 159개 품목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규제 영향권에는 수년간 수출과 경제성장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와 2차전지 소재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산업에 속한 주요업체는 SK하이닉스(AA/안정적, A1), LG디스플레이(AA-/안정적), 삼성SDI(AA/안정적), SK이노베이션(AA+/S, A1), LG화학(AA+/S) 등이다.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간 이뤄질 경우 핵심 소재 및 장비의 대일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업체의 영업 및 재무실적에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체할 만한 메모리 반도체 회사가 제한적임을 감안할 때 소재·장비 공급 규제 범위에 따라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이 붕괴될 위험이 있다. 일본 입장에서도 대형 고객사를 상실하게 되면 매출이 급격히 축소될 수 있어 관련 소재·장비 공급이 전면적으로 중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2차 전지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각국 환경규제 강화 대응을 위해 전기자동차 출시를 적극 확대하는 가운데 글로벌 상위권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국내 2차 전지 업체의 납품 지연에 따른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디스플레이 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이 약 34%로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2018년 대형 LCD 수량기준 28%)이 과거 대비 약화했다. 여기에 사업경쟁력 유지를 위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도 중국 업체들이 공급능력을 확충하고 있어 주요 소재와 장비 조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0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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