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82년생 김지영`’ 읽은 여자 아이돌에겐 악플 달리지만 남자 아이돌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작가 조남주(가운데)가 16일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독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여자 아이돌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했더니 악플이 달렸다. 하지만 남자 아이돌이 이 책을 읽었다고 했을 때는 그런 공격을 받지 않았다. 왜 그런 건가?"

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가 16일 베이징 한국문화원에서 중국 독자들을 만났다.

조 작자는 "남자 아이돌을 뮤지션이나 아이돌로 보고 좋아한다면, 여자 아이돌은 인형 같이 본다. 내가 (여자 아이돌을) 선택하고 평가하지 (여자 아이돌이) 선택하고 의사 표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내가 책을 쓰게 만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면서 "어리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대상이 자기만의 가치관을 주장하고 인생을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나 '멜로가 체질' 등 한국 드라마에서 남녀 차별 문제가 많이 눈에 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작가는 "젠더 감수성이 많이 변했고 드라마에도 반영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나도 예전에 썼던 소설을 다시 보면 '내가 이런 표현을 썼다니' 하고 부끄러워질 때가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가치관이 하루하루 달라지고, 나도 거기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 독자는 중국 차량호출 서비스 디디가 저녁 8시 이후 여성의 합승 서비스를 금지한 것에 분노했다면서 조언을 구했다. 지난해 디디 합승 서비스를 이용한 승객이 기사로부터 성폭행당하고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작가는 "학교 폭력이나 여성 폭력 같은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 문제를 제기한 목소리를 덮어 가장 쉽게 해결하려 하지만 그것이 해결 방법이 아니란 것을 모두 안다"면서 개개인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며 거기에 기록되지 못한 이들을 기록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다. 목소리를 갖지 않은 사람들을 드러내는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중국에서 지난 9월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온라인 서점 당당에서 한때 신간소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