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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합병후 시너지로 흑자 전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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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후 7개월… "적정 물류비로 고객 만족도 향상 고민"

시스템 개선 통한 고객 서비스 향상 도모…해외 M&A도 적극

뉴스1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1.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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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대담=서명훈 산업2부장, 정리=정혜민 기자 = "물류회사끼리 합병했으니 당연히 시너지가 납니다. 작년에는 두 회사가 합쳐서 37억 적자를 봤는데 올해는 9월까지 227억원 흑자를 냈습니다"

롯데그룹의 두 물류 자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가 합병한 지 7개월이 지났다. 지난 3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하며 '세계 상위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이다.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58)는 지난 15일 <뉴스1>과 만나 합병 후 성과와 그려나갈 미래를 털어놨다.

◇통합 롯데글로벌로지스, 수익성 개선 고심

박 대표는 1988년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롯데장학재단 재무 임원,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30여 년간 롯데에서 일해 온 '롯데맨'이자 '재무통'이다. 지금 최대 관심사는 '수익성 개선'이다.

박 대표는 "원래는 한 곳을 두 계열사가 함께 영업하기도 했지만 중복되는 부분을 통합해 운송하니까 상당한 시너지가 난다"며 "물량이 커지니까 장비, 소모품을 구매할 때나 선박회사와의 가격을 협상할 때도 단가(비용)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유일한 물류사로 거듭나게 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일반인에게는 '롯데택배'로 잘 알려져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전신은 '현대로지스틱스'로 2014년 롯데그룹이 인수했다.

택배, 3자 물류(물류 아웃소싱), 글로벌 사업 등 종합물류사업을 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계열사 물류를 담당하는 롯데로지스틱스 두 개의 물류사가 롯데그룹에 있었던 것이다.

그는 "지난해에는 택배사업부문 적자가 198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100억원 안쪽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택배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현재 전 택배업계의 고민이다. 전자상거래 시대가 열린 지 20년도 넘었지만 택배비는 20년 전보다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쿠팡 등 이커머스 사업자가 직접 배송에 뛰어들어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서도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택배업계가 내우외환의 상황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대표는 "이커머스 물량 증가로 전체 택배 물량이 늘고 있지만 일본과 비교했을 때 지금 택배 단가는 굉장히 낮은 편"이라며 "택배사업 이익을 높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적자를 보면서 서비스를 제공했던 '저단가 거래처'에는 단가 인상을 추진하고 대규모 자동화 물류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22년 1월 진천 메가허브터미널이 완공되면 매출원가가 4%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쿠팡에 대한 소비자들의 배송 만족도가 높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는 그만큼 물류비가 비싸다는 것인데 적정 물류비로 어떻게 고객 만족도를 높이느냐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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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11.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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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의 친절도가 소비자 만족 좌우"…시스템으로 서비스 개선


박 대표는 "택배도 서비스업"이라며 "소비자 접점인 택배기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가 천차만별"이라며 친절한 서비스를 강조했다.

그는 "택배기사를 일괄적으로 교육한다고 해도 이루기 쉽지않다"며 "시스템을 통해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챗봇'과 '보이는 ARS'를 도입했다.

또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발족해 이커머스 고객사(화주)에는 전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A고객사에는 A사의 상품 배송만 전담하는 전담 배송기사를 두는 식이다.

박 대표는 "전담 배송차량이 책임을 지고 배송한다면 서비스의 질이 올라간다"며 "동시에 비용도 커지기 때문에 납품업체의 상품을 한 번에 적재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내보내는 '풀필먼트'를 통해 보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상위 물류기업으로 도약…M&A·신사업 '적극'

박 대표는 세계적인 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해외는 자체적으로 사업을 시작해서 성장하기 힘들다"며 "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내륙운송을 해야 해서 내륙운송사 M&A를 생각하고 있고 인도네시아·베트남은 물류가 낙후돼 있기 때문에 콜드체인을 도입하기 위한 냉동창고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사업은 글로벌 물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 3월 합병하면서 '세계 상위 물류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세계 13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플랜트 EPC(설계, 조달, 시공) 물류 사업에 뛰어들며 사업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5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할 예정인데 여기의 물류 사업 입찰에 참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플랜트 EPC 물류를 새롭게 하려고 한다"며 "인도네시아는 교통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아 물류를 위해 도로가 필요한 곳에는 도로를, 다리가 필요한 곳에는 다리도 직접 놓고 원상복귀까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인터뷰 내내 '직원'을 강조했다. 그는 "합병 후 시너지를 내고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데는 조직문화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로 취임 직후부터 팀별로 식사하며 실무 직원들을 두루 만났다. 합병 전후로는 사무 환경도 대폭 개선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대기업들이 정리해고·구조조정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 서열 5위 롯데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는다. 박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면 직원을 정리할 수 밖에 없다"며 "그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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