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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기술 스타트업, 해외시장서 성공하려면?... 프로들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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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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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해외로 진출하는 기술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글로벌화는 이제 유행이 아닌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지난 14일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지원 프로그램 D2SF가 주최한 '테크밋츠스타트업 2019'에서는 해외로 진출한 기술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경험과 고민이 분출되거 공유되는 자리였다.

기술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주제로 발표한 것은 ▲비프로일레븐 ▲사운더블 헬스 ▲센드버드 등이다. 서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 기업이지만 아무런 연고 없이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축구 선진국에서 통하는 서비스 만들기 위해 독일로'=축구영상 인공지능(AI) 분석 플랫폼을 추구하는 비프로일레븐(대표 강현욱)은 축구 선수의 플레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프로 애널리틱스' 솔루션을 서비스한다. 3대의 초고화질(UHD, 4K) 카메라를 연결하고 이를 파노라마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3D 비디오 스티칭 기술을 보유했다. 영상에 찍힌 선수를 AI로 인식해 해당 선수의 플레이를 기록한다.

강현욱 대표는 '해외 진출을 결심한 것은 축구 선진국인 독일에서 검증된다면 전 세계에도 통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축구 시장이 작고 한국에서 검증된 기술이라는 것이 해외에 큰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도 있었다.

일견 무모하다 싶은 그의 도전은 성공했다. 비프로 애널리틱스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에서 사용하는 솔루션이 됐다.

강 대표는 '비프로일레븐은 많은 기업이 하는 현지화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편성, 공통점에 방점을 뒀다'며 '축구를 좋아하는 한국인 20대 남성과 독일인 20대 남성의 관심사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독일인 20대 남성이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찾기보다는 스포츠인이 보편적으로 가지는 불편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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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규제 피해 미국으로=사운더블 헬스(대표 송지영)는 스마트폰으로 수집한 음향 신호를 AI로 분석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프리비'를 서비스하고 있다. 소변이 물에 닿는 소리를 분석해 배뇨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별도 장비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는 게 강점이다.

송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화 전부터 미국에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에 나섰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특성상 한국에서는 규제로 인해 사업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미국은 구조적으로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많다. 이중 사운더블 헬스의 기술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경쟁력을 입증해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또 송 대표는 '미국은 다양한 산업 분야가 많이 발달해 있다. 특히 컨설던트나 어드바이저 등 여러 분야에서 깊이 있게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데, 이걸 잘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좋은 로펌, 변호사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고용, 세금, 특허, 투자계약 따위에는 비용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 아이템을 가지고 있더라도 기업 형태가 이상하면 투자받기 어렵다. 처음 기업 형태를 바르게 해 둬야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1위만 살아남는 IT 업계,,, 미국에서승부수=센드버드(대표 김동신)의 발표는 윤진현 센드버드 이사가 맡았다. 센드버드는 채팅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및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은 주로 엔터프라이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며 채팅서비스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KB금융, LG유플러스, 넥슨 등이 센드버드의 고객사다. 특히 미국 3대 소셜미디어인 레딧에 메시징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센드버드는 초창기 한국에서 '자이버'라는 베타 서비스로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진출했다. 윤 이사는 '그 분야 선두주자가 아니면 알아주지 않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특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에서 통하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윤 이사는 '미국으로 간 이상 미국 스타트업이 돼야 했다. 그러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며 '가장 공을 들인 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미사여구를 많이 쓰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간단명료한 문장을 추구한다. 메일을 보내더라도 처음 두 줄에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다 담겨야 한다'고 전했다.

해외 진출을 고민 중인 스타트업에게 세 기업 관계자는 입을 모아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망설이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회를 잡기 위한 사전 준비만큼은 필수라는 것. 그러면서 '일단 도전하라'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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