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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햇반' 기술에 '달인' 손맛 더해…비비고죽, 1000억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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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출시 1주년 맞아

누적 판매량 2000만개에 누적 매출 500억원

죽에 최적화한 쌀 도정하고 원물 살린 건더기로 공략

죽 문화 발달한 중국·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도

이데일리

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전복죽’.(사진=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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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달인들의 손끝에서 태어난 죽(粥)이 상품 죽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출시 1주년을 맞은 ‘비비고 죽’을 내세워 내년 국내 상품 죽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꿈꾸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연구개발(R&D) 기지와 협력해 해외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 15일 CJ제일제당은 국내 R&D 센터인 경기 수원시 CJ블로썸파크에서 ‘비비고 죽 R&D 토크’ 행사를 개최하고 오는 2020년 비비고 죽을 1000억원대 메가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키우고 시장 1위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비비고 죽은 지난 30년간 큰 변화가 없던 국내 상품 죽 시장에 변화를 불러왔다. 기존 상품 죽 시장은 동원F&B의 ‘양반죽’이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고수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6년 오뚜기가 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동원의 아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2017년 기준 상품 죽 시장 점유율은 동원이 58.4%, 오뚜기가 26.8%로 그 뒤를 이었다.

CJ제일제당은 상품 죽 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기존 상품 죽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자체 조사를 통해 파악한 것은 기존 죽 상품의 식감과 양 등에 대한 개선 목소리였다.

CJ제일제당은 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2018년 비비고 죽을 선보인다. 편의점에서 용기에 담긴 죽을 사먹는 게 일반적이던 시장에 대용량 파우치 죽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반응은 초반부터 뜨거웠다.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했다. 출시 1년을 맞은 현재는 10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2000만개,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시장점유율은 9월 말 닐슨 데이터 기준 35.7%로 동원(42.8%)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비고 죽 출시 이후 상온 파우치 죽 시장 자체가 커지는 효과도 발생했다. 파우치 죽 시장 내 비비고 죽 점유율은 현재 80% 가량으로, 비비고 죽 출시 전 상품 죽 전체 시장의 6%에 불과했던 파우치 죽 카테고리(상품군)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36%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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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비비고 죽 R&D 토크 행사에서 CJ제일제당 ‘비비고 죽’ 연구원이 소비자가 선호하는 최적의 죽 점도 구현을 위해 점도를 측정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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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 죽이 초반부터 시장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즉석밥 시장 1위 ‘햇반’을 통해 구축해 놓은 쌀 가공 기술력 덕분이다. 특히 CJ블로썸파크엔 눈을 감고 쌀 품종을 맞출 수 있는 ‘쌀 품종의 달인’과 전기밥솥과 겨뤄서 이긴 ‘밥 짓기의 달인’이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죽 출시를 준비하면서 햇반 등 쌀 가공 분야 및 상온 HMR 제품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연구개발팀을 꾸렸다. 이들의 핵심 임무는 쌀알 고유의 식감을 살리면서, 자연스럽고 깊은 맛의 육수와 풍성한 고명, 너무 질거나 되지 않은 적당한 점도 구현이었다.

CJ제일제당은 국내 가공식품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쌀 도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먼저 이를 활용해 죽 제품에 가장 알맞은 도정 수준을 찾아 ‘맞춤식 자가도정 기술’을 구축했다.

살균기술도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했다. 기존 파우치 죽은 죽을 한 번 다 끓인 다음에 다시 살균 공정을 진행해 안전성을 얻는 대신 품질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비비고 죽은 용기와 파우치 안에 쌀, 육수, 고명, 물 등 원재료들을 모두 넣고 조리와 살균을 동시 진행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재료들 간 열 전달율이 높아 살균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안전성과 맛 품질을 동시에 확보해냈다.

육수와 원물은 제품별 특색에 맞는 ‘육수 기술’, ‘원물 전처리 및 차별화 기술’을 적용해 죽의 깊은 풍미와 풍성한 원물감을 살렸다.

CJ제일제당은 전문점 메뉴 중심으로 파우치 죽 라인업(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외식 수요까지 감안해 시장에 진출한 만큼, 상품 죽과 전문점 죽을 아우르는 연간 5000억 원대 죽 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점 메뉴의 비비고 파우치 죽 2종을 연내에 추가로 내놓는다. 현재 비비고 죽은 파우치 죽 7종에 용기 죽 6종까지 총 13종이 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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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비비고 죽’ R&D 토크 행사에서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이 비비고 죽 개발 배경과 성과, 차별화한 기술력,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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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중국은 쌀이 많이 뭉개진 형태의 ‘죠우’를 즐겨 먹고, 일본에는 쌀에 한 가지 정도 재료만 넣는 ‘카유’가 있다. 서구권에선 곡물 등을 빻아 물과 우유에 넣고 걸쭉하게 요리한 ‘포리지’를 즐긴다.

CJ제일제당은 쌀을 주식으로 하되 죽 문화가 발달한 중국,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파우치 죽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현지 브랜드가 1위인 중국 죽 시장 규모는 연간 7000억원에 달한다.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은 “비비고 죽은 햇반, 비비고 국물요리 등 상온 HMR R&D·제조기술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부은 전략 제품이다”며 “1년간의 치열한 고민과 연구개발 노력이 시장에서 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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