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정부 마통' 재정증권 올해 발행액 49조원...전년 比 25배 증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의 ‘마이너스 통장(직장인이 마이너스 통장에서 급전을 빌리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증권 누적 발행액이 올해 49조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조원에서 단번에 2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과 세수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재정증권의 연간 누적 발행 액수는 49조원으로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최대치다. 기존에는 2014년·2015년에 각각 38조원 씩이 최대치였다.

조선비즈

조선일보DB



재정증권은 국고금 출납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부족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단기(63일 또는 28일물) 유가증권이다. 반드시 발행한 해에 상환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2월 6조원을 시작으로 3월(10조원), 4월(7조원), 5월(6조원), 6월(10조원), 7월(3조원), 8월(4조원), 9월(3조원) 등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매달 재정증권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했다. 2~6월 재정증권은 주로 재정 조기 집행에 필요한 자금이었고, 7~9월 것은 기존에 발행한 재정증권 상환에 썼다.

정부는 지난 2003~2006년 재정증권을 발행하다 2010년까지 발행하지 않았다. 2007~2008년은 세수가 많았고, 2009~2010년에는 한국은행 차입으로 국고금 부족분을 조달했다. 2014~2016년 정점을 찍었던 재정증권 발행 액수는 세수 호황을 누렸던 2017년(7조원)과 2018년(2조원)에는 확 줄었다.

지난해 2조원에 불과했던 재정증권 발행액수가 올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 기조와 세수 부진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대외 여건 악화와 투자·수출 부진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높아지자, 올해 연초부터 ‘재정이 경제 성장의 마중물을 해야 한다’며 예산 조기 집행을 추진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재정 집행률이 목표치였던 61%를 넘긴 65.4%를 기록했다.

하지만 상반기(1~6월) 세금 수입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줄었다. 예산 기준 세수 진도율도 53%로 0.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씀씀이는 늘었는데, 수입은 줄면서 ‘급전’을 끌어올 수 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세종=이민아 기자(wow@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