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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홍콩사태 중국군 투입 가능성에 미국 경고성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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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6일 홍콩 침례대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 군인들이 청소 작업에 나선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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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창원 특파원】홍콩 반정부 시위가 중국 정부의 군투입 여부를 놓고 중대국면에 접어들었다.

홍콩에 주둔한 중국인민해방군(PLA)이 시위 도중 발생한 도로의 잔해 청소에 나선 가운데 미국은 중국군의 물리적 진압 시 적극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16일 오후 중국군 수십명이 카오룽퉁 지역의 주둔지에서 나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막기 위해 도로에 설치했던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 주둔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위 발생 뒤 시내 도로 청소작업에 투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중국군이 홍콩 공공사업에 나선 경우는 지난해 가을 태풍 망쿳 피해 복구에 400여명을 지원한 바 있다.

일단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은 이날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많은 홍콩시민이 주둔군 기지 부근에 와 자발적으로 도로를 청소했다"면서 "장병들이 청소작업에 참가, 시민과 협조해 주변 도로 교통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지역사안에 개입하기 위한 투입이 아니라 재난구조 차원이라는 뜻이다. 홍콩 기본법과 주둔군 법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지역 사안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다만 지역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공질서 유지나 재난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동원될 수 있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의 피해복구 투입이 본격적인 물리적 진압을 위한 전조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관측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시위대를 '폭력범죄 분자'로 규정하며 조속한 질서 회복을 강조한 뒤 중국군의 도로청소 작업 투입이 단행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울러 최근 중국 정부의 의중을 대변하는 중국 관영매체들이 중국군의 시위 투입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중국군의 청소작업 투입도 상직적인 군사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물리적 진압 시 미국이 적극 개입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라이스대학 행사에서 홍콩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 대한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양측에 평화적인 방식으로 사태를 해결할 것을 강조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일국양제 방침의 보장과 그에 관한 정치적 담론을 장려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사태와 관련해 무엇을 고려하고 있을지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특히 "우리가 어떻게 적절하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시위대를 더욱 심하게 탄압할 경우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지에 관해 구체적인 답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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