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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北, 유엔 인권결의 반발…"美와 더이상 마주앉을 의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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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서 북한의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맹비난했다.

17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우리를 과녁으로 명백히 정하고 우리 제도를 강도적으로 말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무분별한 정치적 도발 행위로 준렬히 단죄 규탄한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유엔의 간판을 도용한 이번 결의 채택 놀음은 유엔이라는 것이 미국이 손을 들라고 하면 들고 내리라고 하면 내리는 허재비로 완전히 전락되였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나온 역사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저들에게 순종하지 않는 나라들의 정권교체를 시도할 때마다 인권문제를 조작해내고 이를 침략의 구실로 써먹는 것은 제국주의자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하여도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조정하려는 의사를 내비친 데 대하여 우리 딴에는 대화 상대인 우리에 대한 고려로부터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대화에 기회를 주려는 긍정적인 시도의 일환으로 보기 위해 애써 노력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번에 반공화국 인권결의가 강압 채택된 것을 보면서 우리는 미국이 우리 제도를 무너뜨리려는 허황한 꿈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명백히 확인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미관계가 절묘한 모퉁이에 놓인 지금과 같은 예민한 시점에 미국이 우리를 또다시 자극하는 정치적 도발을 걸어온 데 대하여 우리는 각성을 가지고 대하고 있다"며 "현실은 미국이 우리의 사상과 제도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를 고립압살하기 위한 적대시 정책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도 했다.

또 "특히 조미대화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이 우리 제도를 전복하려는 개꿈을 꾸고 있는 것은 우리와 마주앉아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런 상대와 더이상 마주앉을 의욕이 없다"며 "더우기 신성한 우리 공화국을 국제형사재판소 따위와 연결하고 있는 미국과 마주앉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조미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문제가 대화 의제에 오른다면 몰라도 그전에 핵문제가 론의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유엔 인권담당 제3위원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 2005년부터 15년 연속 채택이다.

결의안은 "오랜 기간 그리고 현재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을 취하도록 권고했다. '가장 책임 있는 자'는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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