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국토부에 "4조 더 달라"..의원들 지역 SOC 혈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역구 챙기기 '쪽지예산' 여전
하나의 사업에 중복 증액요청도
민원 앞에서 정쟁도 없는 여야
국회 재정감시 역할 '나몰라라'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세수 감소와 복지지출 확대 등으로 국가재정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예산안을 다루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예산 요청, 일명 '쪽지예산' 행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철도, 하천 등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관련 예산민원이 가장 많은 부처 중 하나인 국토교통부 사업의 경우 여야 의원들이 정부 원안보다 예결특위에서 증액을 요청한 규모만 해도 4조2000억원대에 달했다.

■너도나도 일단 챙기고 보자

17일 본지가 2020년도 예산안 예산소위 심사자료 중 국토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결위 소속 의원들이 요청한 예산증액 총 규모는 4조2084억원이었다.

국토부에만 460건 이상의 증액요청이 이뤄져 정부예산에 대한 국회의 재정감시 역할이 무색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민원을 이유로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각종 사업예산을 예결위 심사단계에서 마구잡이식으로 끼워넣는 '쪽지예산' 병폐가 여전한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보다 97억원 늘려 35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한 '이천~문경 복선전철 사업'에 국토위는 200억원 증액을 요청했지만 충청도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이후삼·조승래, 자유한국당 박덕흠·이종배 의원 등 6명의 의원은 무려 1500억원 증액을 당부했다. 김재원 예결위원장 등 5명의 의원은 해당 사업에 2500억원 증액을 요청했다.

예결위 소속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지역구인 '창원 동읍~봉강국지도건설 사업'에 상임위에선 6억원 예산증액을 요청했음에도 75억1400만원 증액을 요구했다.

■지역구 민원 앞에선 정쟁 없다

지역구 민원 앞에선 여야 간 당리당략도, 정쟁도 없었다. 정부가 1335억원 예산을 책정한 '충청내륙 국도건설사업'의 경우 충청권 여야 의원들이 합심, 예결위에 665억원 증액을 요청했다.

200억원 규모의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건설사업'에서 상임위는 30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부산이 지역구인 민주당 최인호·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100억원의 예산증액을 요청했다.

두 의원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후시설 개선예산 259억원도 추가 요구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사업에 비판적이던 한국당 의원들은 지역구 해당 사업에 대해선 오히려 '관대하게' 증액을 요청했다.

김석기 의원은 경주 도시재생 추진을, 정용기 의원은 대전 대덕구 신탄진 도시재생 추진을 위해 각각 10억원 증액을 주문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