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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일자리 3년간 4만개 줄었는데…금융권, 고용 창출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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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전체 일자리 현황 공개 “개별 평가 않는 게 낫겠다” 결론

은행 “비대면 거래로 인력 수요 주는데 당국은 일자리 증대 압박”

경향신문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금융권 일자리가 3년 만에 4만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혁신에 따라 고용인력이 감소하는 와중에 당국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압박하는 형국이라며 은행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17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금융권 일자리 현황 통계’를 보면 국내 금융권 취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83만1000명으로 3년 전인 2015년 말(87만2000명)보다 4.7%(4만1000명) 줄었다.

금융권 일자리는 은행·비은행 직원, 보험 설계사, 카드·대출 모집인 등 모든 업권에서 감소했다.

이 중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12만4000명으로 2015년 말(13만8000명) 대비 10.1%(1만4000명) 줄었다. 설계사와 모집인도 각각 1만5000명, 1만명 감소했다.

금융사 지점을 직접 찾지 않고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며 인력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부문만 유일하게 일자리가 4000명 늘었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신규 설립한 자산운용사가 많아지면서 채용도 증가했다.

은행권(국책은행·인터넷 전문은행 제외) 직접 고용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10만1000명, 파견·외주 계약 등 연관 산업 고용 인력은 3만1000명으로 조사됐다. 은행의 신규 기업 대출은 지난해 206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4%(25조2000억원) 늘며 제조업·부동산업 등에서 약 1만3000명의 추가 고용 효과가 있었다고 금융위는 분석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6월 “금융권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 간접적으로 창출하고 있는 일자리도 측정하겠다”며 이번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이후 금융당국이 일자리 창출을 압박한다는 논란이 일자 금융위는 개별 은행이 아닌, 금융권 전체 일자리 현황을 공개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실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보니 개별 은행 평가와 관련해서는 방법론상 한계도 있었고, 개별 평가는 따로 측정을 안 하는 게 낫겠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개별 은행의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가 디지털 강화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은행들마다 비대면 활성화로 인력이나 지점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을 결부시키는 당국의 방침 자체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비대면 은행서비스(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이용률은 2014년 35.4%에서 지난해 53.2%로 크게 증가한 반면 은행권 점포 수는 2014년 7401개에서 지난해 6771개로 630개(8.5%) 감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별 은행의 직간접 고용 현황이나 대출을 통한 고용 창출 현황 등을 금융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만큼 비교를 당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신규 채용 인원은 총 3370여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2437명, 3408명으로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다.

안광호·임아영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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