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반길 가능성 높아..교착 북·미 대화 재개되나
지소미아, 한·일 및 한·미·일 국방, 마주앉았지만
원론적 얘기만 오가, 사실상 종료 수순 접어드나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중앙)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오른쪽 첫번째)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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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미 국방부 장관이 이달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시키로 결정했다. 17일 오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태국 방콕에서 만나 양자회담을 갖고 연합공중훈련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한·미는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의 훈련 규모를 축소해 이달 내 대대급 이하 훈련을 갖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 훈련은 침략적 성격이 있다고 규정하며 이를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 맹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은 훈련의 연기를 발표하면서 "연합공중훈련의 연기는 북·미 대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진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면서 북한이 주저하지 말고 비핵화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미 양국 공군에 비해 질적·양적으로 절대적 열세에 있는 북한은 한·미 군 당국의 연합공중훈련에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이 훈련을 두고 비난을 이어왔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훈련 연기 결정에 북한이 화답, 지난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완연한 교착 국면에 접어든 북·미 대화를 재개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북한은 이번 한·미 국방장관의 훈련 연기 결정을 반기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 14일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에스퍼 장관의 연합공중훈련 규모 조정 가능성을 두고 "대화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의 긍정적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발언하며 자신들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에 만족스럽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방콕에서는 한·일 및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도 연쇄적으로 열렸다. 회담에서는 최근 3국 안보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한 논의도 나왔지만 결국 원론적 입장만 확인한 채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과 국방장관 회담을 가졌지만 회담 전 지소미아 관련 긍정적 기류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밝혔고 회담 후에는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가 됐다"고 발언, 극적 해법 마련에 실패했다.
뒤이어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지소미아 관련 이야기는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고 원론적 입장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일본은 강제징용 문제 해결이라는 입장만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어려웠던 셈이다.
실제로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 후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3국 장관은 한미일이 주도하는 다자 협력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정보공유 등 3국 안보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는 다소 맥 빠지는 결론을 냈다.
당초 이번 방콕에서의 한·일 및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은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해 기대를 모았지만 한·일 정부가 서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고 민감한 문제로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면 유의미한 결론을 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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